"법적 비용 쓰면 기부 안해"…경선 압승에도 트럼프 자금난 '여전'

공화당 경선에서는 압승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금난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사퇴에도 그의 기부자들이 모두 트럼프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 않은 데다가 일반 유권자들도 트럼프의 법적 비용을 지불하는 데 자신의 기부금이 쓰이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슈퍼화요일'에 버몬트주 한 곳을 빼고 14개 주를 싹쓸이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5일 선거까지 장기간의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트럼프는 5억4000만 달러(약 7176억 원)가 넘는 법적 지불금과 수백만 달러 이상의 법정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기부자 계층의 사랑을 받았던 헤일리가 이날 경선에서 퇴장하면서 트럼프에게는 기부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일부 과거 헤일리 후원자들은 트럼프에게 기부를 시작했지만, 로이터가 다른 약 12명의 기부자 및 모금자와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의회 선거 자금을 기부하든가, 트럼프를 찍기는 하지만 기부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헤일리 지지 슈퍼팩인 SFA의 한 관계자는 헤일리 기부자들 일부는 트럼프를 지지할 의향이 있고 다른 일부는 관심이 없다며 분열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말대로 헤일리 기부자인 에릭 레빈 변호사는 트럼프가 아닌 공화당에 기부하겠다고 했고, 트럼프 아닌 헤일리 쪽에 500만 달러를 기부했던 공화당 큰손 켄 그리핀은 여전히 트럼프보다는 국회의원 선거 자금 기부에 관심이 더 있었다. 또 헤일리의 다른 주요 기부자 4명은 트럼프에게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기부는 하지 않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선거를 위해 돈을 쓰고 싶지, 트럼프의 법적 뒤치다꺼리에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주요 기부자는 "나는 돈이 변호사인지 다른 누구에게로 가는지 알 수 없는데 트럼프에게 5만 달러 수표를 써주고 싶지 않다"면서 “기부자들로부터 듣는 가장 큰 불만은 트럼프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앞으로 몇 주간 캘리포니아로 모금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자신의 선거운동이나 후보로서의 행동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가 손해 배상을 위해 선거 자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멜론 은행 상속자인 티머시 멜론을 포함한 몇몇 주요 기부자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일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트럼프와 조 바이든) 모두에게 돈을 기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머스크가 주말에 트럼프를 만났으며 트럼프에게 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머스크가 기부하기로 결정하면 바이든 대통령보다 뒤처졌던 트럼프의 기부금이 단번에 앞설 수 있다고 보았다. 금융 공개에 따르면 트럼프는 1월 현금보유액이 3000만 달러 남짓으로 떨어졌고, 민주당 내 경쟁이 덜한 바이든은 현금보유금이 약 5600만 달러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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