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낙태의 자유' 헌법 명시는 어떻게 가능했나
- 24-03-05
<4일(현지시간) 프랑스 상·하원이 낙태 자유 보장을 담은 헌법 개헌안을 가결하자 파리 에펠탑에 '마이 보디 마이 초이스(my body my choice·내 몸이니 내가 선택한다)'는 슬로건에 불이 들어왔다.>
2022년 美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히며 프랑스에 반향
마크롱 "세계에 메시지 보내는 프랑스의 자부심"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낙태(임신중절)권을 헌법에 명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양원 특별 합동회의에서는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낙태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은 법률이 결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헌법 개정안 가결이 발표된 베르사유 궁전에는 오랜 시간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프랑스는 1975년 낙태를 합법화하며 여성이 낙태할 권리를 일찍이 보장해왔다. 당시 자발적 임신 중절을 지지한 보건부 장관 시몬 베유의 이름을 따 '베유 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여성이 임신 10주까지 낙태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후 2001년 임신 12주까지 기간이 늘어났으며 2022년에는 14주까지 연장됐다. 2013년부터는 낙태 수술 시 의료보험을 전액 지원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자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한 건 2022년 11월 프랑스의 극좌 성향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해당 안건을 제안하면서부터다.
2022년 이전 프랑스 의원들은 이미 여성들이 합법적으로 낙태를 할 권리를 가지며 낙태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기에 굳이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2022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과거 1973년 미국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자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의 결정은 낙태권이 법원의 결정에 의해 전복되는 장면을 목격한 프랑스인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낙태권을 아예 헌법에 명문화해 여성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기 시작됐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해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공언하며 개헌에 속도가 붙었다. 프랑스에서 헌법을 개정하려면 상·하원이 합의 후 국민투표를 실시하거나 의회에서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 1월 하원을 거친 개헌안은 지난달 28일 상원에서도 통과됐다.
의회에서 개헌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에는 낙태권을 강하게 지지하는 여론이 있었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2022년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IFOP의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86%가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는 것에 찬성했다.
국민 여론이 낙태를 강력하게 지지하자 극우 성향의 의원들도 압박을 느끼고 한발 물러섰다. AFP에 따르면 대중의 강력한 지지에 더불어 진보와 중도 성향의 정치인들이 일제히 낙태권의 헌법 명시에 찬성을 표하자 일부 우파 의원들은 변화에 압박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표결에서 극우 성향 프랑스 정당 국민연합(RN)의 의원 91명 중 당대표인 마린 르펜을 포함해 49명이 찬성표를 들었다.
프랑스 헌법은 1958년 제정된 이래 단 17차례 개정됐다. 2008년 마지막 개헌을 진행한 지 16년 만이다. 이로써 프랑스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새로운 헌법의 수호를 받게 됐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우리는 여성들에게 도덕적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여성에게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니 아무도 결정을 대신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전 세계에) 보편적 메시지를 보내는 프랑스의 자부심"이라며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개헌을 기념하는 특별 공개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 한국 GS그룹 사장단 시애틀서 집결… MS·아마존 찾아 공부했다
- 올해도 시애틀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린다
- 유니뱅크 올해 흑자로 바로 전환, 정상화됐다
- ‘가마솥 진국’레드몬드 ‘본 설렁탕’5월 특별할인해준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44회 정기연주회 연다…“예약 서둘러야”
- [서북미 좋은 시-윤석호] 떨고 있을 때
- "한인 여러분, 구글 비지니스로 가게 홍보하세요"
시애틀 뉴스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 워싱턴주 차량절도 전국서 4번째로 많다
- "뇌물주면 시애틀지역 토지감정가격 낮춰주겠다"
-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혐의로 또 고소당했다
- 보잉 두번째 내부 고발자 사망...미스터리?
- 13억달러 복권당첨된 오리건주민, 절반 친구에게 준다
- 워싱턴주 에버그린 주립대 반전시위 종결
- UW에도 두번째 반전시위 부대 등장했다
- 스타벅스 불매운동 타깃되면서 실적 '어닝 쇼크'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 투자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뉴스포커스
- 尹, 9일 기자회견 가닥…'김여사·채상병' 답변 성패 결정
- 45년 만에 누명 벗은 '거문도 간첩단' 피해자들…27억 국가배상받는다
- 조국 "檢총장 '명품백 신속수사 지시'? 주가조작 수사 덮으려 세게 하는 척"
- "김밥·떡볶이 사먹기도 겁나네"…외식물가, 35개월째 전체 물가보다 높아
- "건드리면 고소"…오피스텔 주차장 1칸 짐 쌓아놓고 독점한 입주민
- "51억 현금 투자"…임영웅, 강남 대신 '마포' 펜트하우스 선택한 까닭
- "회의록 미작성은 직무유기"…의료계, 복지부·교육부 장차관 공수처 고발
- '2000명 증원 근거' 회의록 공방…의료계 "본격적인 반전 국면 시작"
- 김진표, 채 특검법 상정…"尹 대통령 거부권 많이 행사했기 때문"
- 윤 대통령 두 번째 기자회견…'김여사·채상병·거부권' 질문 제한 없다
- '병원 문 닫을 판' 경희의료원…"내달 급여 지급 중단 고려"
- 정부24 오류 증명서 오발급 1233건…"서류 삭제, 현재 정상 발급"
- 김 여사, 어린이날 행사 불참…142일째 공식행사에 안 보여
- 정유라 "내가 국힘보다 돈값 더 해…커피 한 잔 값 후원 좀" 소송비 호소
- AI로 엑스레이 판독·신약 개발…'헬스케어' 옷 입은 카카오브레인
- '갤S24' 조기 출시 전략 성공…폴더블 신작도 효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