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좋아졌다" 답한 응답자 늘었으나 바이든 지지율 반등 실패

美 유권자 관심사 1위는 경제 아닌 '이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제 비관론을 어느 정도 떨쳐냈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다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1%로, 지난해 12월 WSJ 여론조사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또 '개인 재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43%였는데, 이 역시 지난해 12월 조사보다 9%p 오른 수치다.

'경제' 문제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유권자들의 관심사 1위였으나, 최근 '이민' 문제에 1위를 넘겨주며 2위로 밀려났다.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4월 유권자들의 23%는 경제, 6%는 이민이라고 답했다.

같은해 12월까지만 해도 경제를 꼽은 응답자는 21%, 이민을 꼽은 응답자는 13%에 그쳤으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그 순위가 역전됐다. 경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그쳤으며, 이민을 택한 응답자는 20%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오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누구를 뽑을 것인지 묻는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바이든 대통령(45%)을 2%p 앞섰다.

공화당 여론 조사원 토니 파브리지오는 WSJ에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이민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며 "이민은 바이든에게는 최악의 이슈다. 실제로 상황이 조금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쟁에서 제3의 후보가 추가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더욱 약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5%였다. 무소속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9%, 흑인 사회운동가인 무소속 코넬 웨스트 유니언 신학대 교수는 2%,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는 1%를 얻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3%는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어 재선에 나설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같은 대답을 한 응답자는 52%에 그쳤다.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77세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을 넘으며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다. 올해 11월 재선에 성공한다면, 87세에 두 번째 임기를 끝낸다.

그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름을 잊거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헷갈려하는 등 실수를 남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해 온 로버트 허 특검은 수사를 종결한 뒤 공개한 보고서에서 불기소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기억력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후 그의 고령 논란은 더욱 불이 붙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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