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묘지에 추모 행렬…입장줄 500m에 꽃다발 2m 쌓여
- 24-03-04
묘지 안장 사흘째…'푸틴 정적' 기리는 추모 발길 여전
러 경찰도 주둔…대거 체포는 없어
최근 옥중 사망한 러시아의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묘가 그를 기리러 온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모스크바 남부 보리소브스코예 공동묘지에 묻힌 지 사흘째 되는 이날 그를 추모하기 위한 긴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보리소브스코예 공동묘지에는 나발니의 묘지를 찾기 위한 줄이 도로를 따라 약 500m에 걸쳐 길게 늘어섰다. 추모객들이 쌓아 올린 장미와 카네이션은 2m 높이에 다다랐으며 이에 따라 무덤 앞 십자가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추모객 아나스타샤(28)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모두가 그를 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언젠가는 재앙이 멈추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는 15일부터 치러질 러시아 대선을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묘지를 찾은 알렉산더(45)는 "(이곳에 온)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인권 단체와 투표 감시단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은 나발니의 장례식이나 묘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시위와 집회로 법을 어길 경우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공동묘지에도 경찰이 주둔하는 등 러시아 당국의 삼엄한 경비가 이어졌다. 다만 지지자들이 대거 체포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추모객 올가(25)는 "이곳에 와서 사람들을 보니 왠지 모를 힘이 생겼다"며 "알렉세이가 부탁한 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연함을 내비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여겨지는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시베리아의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돌연 사망했다. 사망진단서 상 사인은 '자연사'로 기록됐지만 독립적인 부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아 석연치 않은 죽음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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