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화물선 피격 2주만에 결국 침몰…후티반군 "계속 공격하겠다"

비료 2만t 선적한 루비마르, 2일 홍해서 가라앉아

29㎞짜리 검은 기름띠에 예멘정부 "환경재앙" 규탄


예멘 후티반군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영국 화물선이 피격 2주 만에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완전히 침몰했다. 기름 유출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에도 후티반군은 홍해 상선을 상대로 무력 도발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후티반군의 후세인 알에지 외무부 차관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영국은 예멘을 공격하는 불량 국가이면서 가자지구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후원하는 데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더 많은 영국 선박을 침몰시키겠다"고 밝혔다.

영국 사우스샘프턴 소재 선사가 소유한 벨리즈 선적의 화물선 '루비마르'(Rubymar)호는 아덴만 해상을 지나 홍해와 연결된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진입한 지난달 18일 후티반군이 발사한 대함탄도미사일 2발에 피격됐다.

미사일 공격으로 루비마르호에는 즉시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고, 선원 20명 전원은 다국적군의 도움을 받아 배를 버리고 인근국 지부티로 피신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후티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지나는 상선과 함정을 모두 40여차례 공격했지만, 실제 선박 침몰로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OCM)와 예멘 정부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루비마르호가 2일 새벽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가라 앉았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루비마르호에 실려 있던 2만1000톤(t)의 비료도 함께 수몰됐다. 보름간 루비마르호가 침몰하면서 기름이 유출돼 18마일(약 29㎞)에 달하는 기름띠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예멘 정부의 아흐메드 아와드 빈 무바라크 외무장관은 2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루비마르호의 침몰은 예멘이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환경 재앙"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은 매일 후티반군의 모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직격했다.

비료 역시 해양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알리 알 사왈미 요르단대 해양과학연구소 소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양의 비료가 홍해에 유입되면 해조류의 과도한 성장을 촉진해 용존 산소량을 감소시킨다며 다른 해양 생물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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