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출산율 하락하지만 한국처럼 극단적인 곳 없다"-BBC

BBC 한국 여성 아이 갖지 않는 이유 심층 분석 기사 실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매년 자체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만큼 극단적인 곳은 없다고 영국 BBC가 28일 보도했다.

BBC는 특히 왜 여성들이 아이를 갖는 것을 원치 않는지를 심층 분석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28일 오전 현재 BBC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에 올라와 있다.

◇ 남성 육아 분담 부족 :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는 예진씨는 "한국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할 수 있는 남자를 찾기 힘들다"며 "결혼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자신의 경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 근무시간 너무 길어 : 그는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지만, 보통 오후 8시까지 퇴근하지 않고 초과 근무를 한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을 청소하거나 운동할 시간밖에 없다.

◇ 자기 계발 압박감 : 그는 또 자기 계발을 위해 여가 시간에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 두려움 때문에 두 배로 일한다"고 말했다.

◇ 링거 투혼 : 그는 가끔 주말에 링거를 맞는데, 월요일에 다시 일하러 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그는 이것이 아주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 아이 낳으면 직장 그만둬야 : 이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기업의 암묵적인 압력이 있다.

홍보 부서에서 일하는 28세 한 여성은 직장을 그만두거나 출산 휴가를 다녀온 후 승진에서 밀려난 동료들을 본 적이 있으며, 이는 그에게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국 여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교육 수준이 가장 높지만,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다.

여성들은 직업을 갖거나 가정을 꾸리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올해 39세인 스텔라 신은 "아이들이 너무 귀엽지만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동적인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결혼한 지 6년이 된 그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일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이제 아이를 포기했다.

◇ 주거비-교육비 너무 높아 : 아이를 갖기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싶어도 주거비가 너무 비싸 그럴 수 없다.

주거비는 제쳐두고, 사교육비도 엄청나다. 4세부터 아이들은 수학, 영어, 음악, 태권도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과외 수업을 받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가 됐다.

한국 생활에 지친 예진씨는 이민을 결심했다. 그는 어느 나라가 양성평등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지 조사한 뒤 뉴질랜드가 그러하다는 사실을 알고 뉴질랜드로 향했다.

그는 뉴질랜드 생활 3개월째다. 기자와 다시 만난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의 생활이 만족스럽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동성 결혼 불허도 출산율 하락에 한몫 : 이외에 동성 결혼을 불허한 것도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동성 결혼이 불법이기 때문에 미혼 여성이 정자 기증자를 통해 임신하는 것도 불법이어서 이 또한 출산율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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