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당국, 세이프웨이와 QFC합병 제동걸고 나서

FTC "합병으로 식료품 가격 인상 초래" 소송 제기

 

미국 연방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약 250억달러 규모의 공룡 슈퍼마켓간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 1, 2위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와 알버슨스가 합병할 경우 식료품 추가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합병을 막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로거 산하에는 QFC와 프레드마이어가 있고 알버슨스 산하에는 세이프웨이와 하겐이 있는데 이 4개 수퍼마켓이 워싱턴주 전체 그로서리 마켓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FTC는 26일 오리건주 연방법원에 독점금지법을 근거로 크로거와 알버슨스의 합병을 막아달라고 제소했다. 헨리 리우 FTC 경쟁국장은 "슈퍼마켓 공룡들의 합병은 최근 몇년간 식료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가운데 나왔다"며 "크로거의 알버슨스 인수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오늘날 미 전역의 소비자들이 직면한 재정적 부담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크로거와 알버슨스는 합병 후 워싱턴주, 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 위치한 수백개 매장을 폐쇄함으로써 이러한 독점 우려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하지만 FTC는 이러한 계획이 근본적인 우려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로거와 알버슨스는 매출 기준으로 미국에서 1,2위 슈퍼마켓 체인이다. 

신시내티에 본사를 둔 크로거는 지역 체인점을 포함해 미 전역에 2,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알버슨스는 2015년 합병한 세이프웨이를 포함해 총 2,300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두 회사는 2022년 인수 합의를 발표했다. 인수 규모만 250억달러에 달하는 말 그대로 블록버스터딜이다. 이를 통해 합병회사는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인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맞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한 지역 노동조합의 반발이 쏟아진데다, 반독점 규제당국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FTC와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 등 대규모 M&A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크로거와 알버슨스의 경우 남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워싱턴주, 텍사스, 시카고 등 영업지역이 상당부분 중복돼 합병 시너지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 법무장관은 이번 인수를 중단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WSJ는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9개주가 이날 FTC의 소송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 역시 앞서 FTC에 인수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반면 두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오히려 월마트, 코스트코 등과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크로거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가격 인하를 위해 총 5억달러를 지출하고 알버슨스 매장 개선에 13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