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너 얼굴이 노란 것 같은데?"…췌장암 신호일 수 있다

황달, 췌장암·담관암 신호…의심된다면 곧바로 병원 가야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너 눈도 그렇고 얼굴이 너무 노란 것 같은데?"

80대 A 씨는 친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만난 자녀들도 낯빛이 안 좋다며 빨리 병원을 가보는 게 좋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80대 초반의 나이에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던 A 씨였기에 '피곤해서 잠시 그런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오던 터였다. 하지만 친구의 말에 곧바로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은 A 씨는 며칠 뒤 췌장암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의 몸은 알게 모르게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잘 감지해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A 씨의 경우도 눈과 얼굴이 노랗게 변한 것으로 병을 알아챘다. 바로 황달이다.

황달은 눈의 흰자위부터 노랗게 변해 점차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얼굴이 노래졌는데 왜 빨리 못 알아챌까' 생각할 수 있지만 황달은 처음부터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의외로 본인도 가족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경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교수는 "황달은 의외로 놓치기 쉬워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과 함께 다른 변화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달의 원인은 용혈성 빈혈(적혈구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파괴돼 생기는 빈혈)로 인해 빌리루빈이 지나치게 형성되는 경우나 간 손상으로 정상적으로 빌리루빈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또 췌장암, 담관암과 같은 종양이 발생했을 때도 황달이 생길 수 있다.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흐르지 못해서다.

이 교수는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돼 있는데 밥을 먹으면 이 담즙이 담관을 통해 소장으로 이동해 지방의 소화를 돕지만 담즙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담즙에 있는 빌리루빈 색소가 몸에 과다하게 쌓여 황달을 일으킨다"며 "암으로 인해 황달이 생긴 거라면 황달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이나 항암치료에 들어갈 경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황달을 먼저 가라앉힌 뒤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황달이 호전되지 않은 채 암 치료에 들어가면 담관염, 응고 장애, 간부전, 패혈증 등이 올 수 있다. 문제는 황달이 호전될 때까지는 길게는 4주가 걸려 암의 결정적인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이 교수는 "암으로 인해 담관 폐색이 생긴 경우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막혀있는 담관을 뚫고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정상적으로 내려올 수 있게 한다"며 "담즙이 빠져나오고 황달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길게 2~4주 걸려 적극적인 암 치료를 못하기 때문에 신속히 황달부터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막힌 담관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담즙의 성분이 소변으로 배설되면서 소변 색이 진해지기 때문에 소변 색도 살펴보는 게 좋다"며 "또 황달이 암에서 유발된 경우 체중이 줄고, 소화가 잘 안되고 입맛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췌장암이나 담관암과 같은 '침묵의 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종양이 담관과 가까운 췌장 머리 쪽에 위치해 있다면 황달이 발생해 비교적 암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지만, 종양이 담관과 먼 몸통이나 꼬리 쪽에 위치해 있다면 황달 증상마저도 늦게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게 된다.

이 교수는 "황달이 나타났는데도 증상을 잘 관찰하지 않아 결정적인 암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황달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핵심 증상이기 때문에 황달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