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권자 67% "바이든, 재선하기엔 너무 고령"…대안 후보 누가 있나
- 24-02-25
강력한 후보엔 해리스 부통령…낮은 지지율이 관건
미시간 주지사·캘리포니아 주지사 등도 거론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8개월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포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2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를 잠재우지 못하며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퀴니피액 대학이 지난 15~19일 유권자 14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바이든이 다음 임기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외신들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에 고전하는 이유로 고령을 꼽아 왔다.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77세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을 넘으며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다. 올해 11월 재선에 성공한다면, 87세에 두 번째 임기를 끝낸다.
그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름을 잊거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헷갈려하는 등 실수를 남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해 온 로버트 허 특검은 수사를 종결한 뒤 공개한 보고서에서 불기소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기억력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후 그의 고령 논란은 더욱 불이 붙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 "이제는 해리스 대통령을 위한 시간"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후보로 내세울 것을 주장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할 경우, 민주당 내 유력한 대선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이 꼽힌다.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낸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인도계·여성 부통령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되기엔 다소 부진한 지지율을 보인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36.7%에 불과하다. 응답자의 51.9%는 그의 업무수행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영국 런던대(UCL) 미국 정치센터 소장 토마스 기프트는 뉴스위크에 "인기 없는 대선 후보를 교체할 계획이라면 더 인기 없는 후보로 교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부통령이기 때문에 그에게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리스도 다른 사람들처럼 경쟁하게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 평론가 마크 섀너핸도 "해리스가 명백한 대체자이긴 하지만, 그는 2020년 바이든의 러닝메이트가 된 이후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여전히 매우 작은 보수적인 국가로 여성, 특히 유색인종 여성이 유권자들에게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며 "해리스는 모든 올바른 경험을 갖추고 있지만 회의적인 유권자를 설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 주지사. |
다음으로 언급되는 후보는 휘트머 주지사다. 휘트머 주지사는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020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중요한 경합주를 이끄는 인물로, 2018년 주지사 경선에서 승리해 2022년 재선에 성공했으며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부의장 중 한 명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휘트머 주지사가 여성, 중서부 출신 배경, 노동계와의 강력한 동맹, 온건한 성향 등이 그를 강력한 후보로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휘트머 주지사에게 부족한 점은 다름 아닌 인지도다. 섀너핸은 휘트머 주지사를 두고 "공화당 측에서는 가시로 여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는 부통령이나 행정부 주요직을 차지하기에는 국가적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인 미셸 오바마도 후보로 거론된다. 영국 베팅사이트 벳페어에 따르면 미셸 오바마는 민주당에서 바이든 대통령 다음으로 선호되는 후보다. 그는 11%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해리스 부통령(6.3%)보다도 높은 수치다.
미셸 오바마는 정치에 대한 뜻을 내비친 적은 없지만, 민주당 내에서 그를 후보로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전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인 더글라스 맥키넌은 미셸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부상할 수 있고, 민주당이 그가 출마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오바마는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2024년 선거 결과가 두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최근 베스트셀러 작가 제이 셰티의 '온 퍼포즈' 팟캐스트에 출연해 올해 대선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두렵다"며 "우리 지도자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
뉴섬 주지사도 후보군으로 떠오른다.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이자 캘리포니아 부지사였던 뉴섬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뉴섬은 민주당의 정책과 입법적 승리를 거침없이 홍보해 왔으며 자신의 주장을 공화당에 직접 전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2월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토론을 벌이며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기프트 소장은 "개빈 뉴섬은 후보군 중에 가장 많은 전투 테스트를 거친 인물"이라며 "그는 트럼프에게 펀치를 맞는 즉시 되받아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많은 유권자가 그를 너무 할리우드적이고, 너무 매끄럽고, 너무 좌파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에이미 클로부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코리 부커 뉴저지주 상원의원,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도 언급된다.
그러나 이들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만큼 강력한 후보는 아니다. 섀너핸은 "바이든의 확실한 대체 후보로 등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따라서 바이든이 경선에서 탈락해야 할 경우, 민주당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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