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링컨과 이색 인연…링컨이 바이든 증조부 사면시켜
- 24-02-20
바이든 증조부, 1864년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남북전쟁 공로 인정받아 사면
워싱턴 국립문서 보관소서 재판기록 발견되면서 알려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이 드러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워싱턴 국립 문서 보관소에서 발견된 문서를 바탕으로 과거 바이든 대통령의 증조부와 링컨 전 대통령 사이에 있었던 일화를 재조명했다.
1864년 3월 21일 남북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미국 버지니아주 베버리포드, 래퍼해녹 강변 포토맥 군의 한 캠프 구석에서 연합군 직원 모세 로비네트와 존 알렉산더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로비네트는 버지니아주 그래프턴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인물로, 1862년쯤 미 육군 군수사령부의 민간 수의사로 고용됐다. 이후 포토맥 군의 예비 포병대에 배치돼 탄약 마차를 이끌던 말과 노새의 건강을 살피는 임무를 맡았다.
여단 마차 관리인이었던 알렉산더는 로비네트가 한 여성 조리병에게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는 그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말다툼은 곧 싸움으로 번졌고 로비네트는 주머니칼로 알렉산더를 공격했다. 이 난투극으로 알렉산더는 칼에 찔리는 상처를 입었고, 로비네트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군법 재판 기록에 따르면 로비네트는 최후 진술에서 "내 행동은 정당방위였으며 그 전후로 알렉산더에게 악의를 품은 적이 없다"며 "제가 그런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로비네트는 미국 플로리다주 토르투가스 섬의 포트제퍼슨 요새에 수감됐다. 이에 로비네트의 지인인 세 육군 장교는 대통령에게 그의 유죄 판결을 뒤집어 달라고 청원했다. 이들은 탄원서에 "로비네트의 형량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로비네트는 전쟁 발발 직후부터 반역자들과 정부를 파괴하려는 음모에 열렬히 반대한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이후 주 상원의원과 법무장관을 거쳐 로비네트의 재판은 다시 검토됐고, 링컨 전 대통령은 '미집행 형벌에 대한 사면'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로비네트의 풀네임은 '모세 로비넷 바이든든'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증조부다. 그는 사면 이후 메릴랜드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며, 1903년 눈을 감았다.
해당 일화는 워싱턴 국립문서 보관소에서 22페이지 분량으로 된 로비네트의 군사재판 기록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역사가이자 조지 메이슨 대학 역사학 교수 데이비드 저를만은 "이 재판 기록은 수 세기에 걸쳐 두 대통령 사이에 숨겨진 연관성을 드러낸다"며 "아직 전해지지 않은 남북 전쟁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상기시킨다"고 첨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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