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탓 육지로 떠밀린 북극곰들…"하루에 체중 1㎏ 빠진다"

해빙 줄어들자 연중 130일 육지에…"먹이 활동 하다가 에너지 소모"

1970년대보다 해빙 기간 3주 줄어…"빙하 없으면 북극곰도 없다"


지구온난화로 부족해진 먹이를 찾느라 동면에 들어가는 북극곰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는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진이 진행한 캐나다 허드슨만 북극곰 추적 관찰 연구가 게재됐다.

북극곰은 북극 바다가 얼어붙어 해빙(海氷)이 만들어지면 이것을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하고, 겨울이 지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해빙이 사라지면 동면에 들어간다. 그러나 연구 결과 해빙이 줄어들어 먹이가 부족해지자 북극곰들은 육지까지 진출해 먹이를 사냥했으며, 그렇게 연중 130일 동안 육지에 머무르며 먹이를 찾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GPS 목걸이를 이용해 캐나다 서부의 허드슨만에서 3년에 걸쳐 북극곰 20마리를 추적했다.

연구에서 관찰 대상 20마리 중 2마리만 해빙 시기에 휴식을 취했으며 나머지 18마리는 계속 활동을 이어나갔다. 연구진은 "이 활동적인 곰들은 풀, 열매, 갈매기, 설치류, 바다표범 사체 등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며 먹이를 계속 찾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서니 판고 미국 지질조사국 야생동물 생물학자는 "북극곰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기 때문에 의욕만 있다면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고 에너지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식량 자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육지에서 먹이를 찾아다니며 소모하는 에너지로 인해 결국에는 충분한 열량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20마리 중 19마리가 이 기간 동안 체중이 감소했다"며 "이는 육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굶주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야생에 남아있는 북극곰은 약 2만5000마리로,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판고는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도 북극곰 개체수를 보존할 수 있지만, 이미 온도는 1.2도 높으며 빙하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2~4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어 위험성이 크다. 연구가 진행된 허드슨만의 경우 2015년 기준 해빙 기간은 1979년보다 약 3주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화이트먼 폴라 베어스 인터내셔널 수석 연구 과학자는 "이번 관찰은 해빙 기간 동안 북극곰의 에너지 소비를 직접 측정한 유의미한 연구"라며 "얼음이 사라지면 북극곰도 사라지기에 해빙(解氷)을 막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