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메가캐리어' 한걸음 남았다

EU 집행위원회 '조건부 승인' 발표…美 심사만 남겨둬

대한항공 "EU 후속절차·미국 심사 승인에 최선"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단 한 곳, 미국의 승인만 남겨두면서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메가캐리어) 도약을 눈앞에 두게 됐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건부 승인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2021년 1월 EC와 기업결합 사전협의 절차를 시작한 지 3년 1개월 만이다. 사전협의 후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정식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11월 EC의 의견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의 주된 내용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등 4개 도시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티웨이항공 이관 등이다.

EC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후속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 부문 분리매각을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의 조치들을 선행할 것"이라며 "유럽 여객노선의 신규 진입항공사(Remedy Taker)로 지정된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파리,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의 모습. 2020.11.1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의 모습. 2020.11.1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지난달 일본에 이어 까다롭다고 알려진 EC의 심사까지 통과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9부 능선을 넘었다. 마지막 필수 신고국인 미국의 심사만 남겨두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미국의 심사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지난해 미국 법무부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저지를 위해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 등으로 분위기를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남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을 조속히 완료해 메가캐리어로 도약할 계획이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매출 20조원, 항공기 200대 이상의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거듭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나라를 제외하면 현재 인구 1억명 이상의 대부분 국가는 1국적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국내 항공산업 지각변동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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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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