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버킨백 3배까지 뛰어…日 중고 시장, 앱 타고 급속 성장

팬데믹 기간 생산량 감소·엔저 등이 영향

에르메스, 롤렉스, 샤넬 등이 가치 안정적


일본에서 중고 명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외 명품백이나 시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으며, 정가의 3배를 호가하는 상품까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간판 상품 '버킨백'(미사용품) 가격은 대형 중고 물품 유통사 '고메효홀딩즈' 기준 2019년 약 200만 엔(약 1800만 원)에서 2023년 약 360만 엔(약 3200만 원)으로 1.8배 올랐다. 정가와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오프라인 중고 매장에 진열된 버킨백도 신제품 가격의 두 배를 웃돈다. 무려 1000만 엔(약 8900만 원)을 넘어가는 초고가 물건도 있다.

가방뿐만이 아니다. 스위스의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인기 모델 '데이토나' 중고가는 2020년 기준 270만 엔(약 2400만 원)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한 2022년 2월에는 600만 엔(약 5300만 원)까지도 뛰었다. 그나마 올해 1월에는 500만 엔(약 4400만 원)으로 다소 내렸지만 정가의 2배 이상이다.

명품 중고가가 고공 행진한 요인은 유통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공장이 멈추며 생산량이 감소했다.

고메효 관계자는 "수년에 한 번 이뤄지는 가격 개정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1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가격을 올리기 쉬워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에르메스 버킨백처럼 구매 이력을 쌓아야만 구할 수 있는 희귀 상품은 더더욱 희소성이 올라갔다.

중고 시장 판매 시 버킨백의 자산가치는 1980~2015년 평균에 비해 14.2% 올랐다. 같은 기간 금은 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훨씬 값어치 있는 재테크 수단이었던 셈이다. 이런 까닭에 최근에는 투자 목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지고 있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고급품을 골라 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좀처럼 가격 붕괴가 없는 명품으로는 버킨백이나 롤렉스 외에도 샤넬의 체인백 '마트라세' 모델 검은 색상이 대표적이다.

엔저 역시 수요 증폭과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스페인에서 온 한 관광객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닛케이에 "일본 (중고) 상품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가짜도 적어 신뢰할 수 있다. 중고 명품을 사기에는 일본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고메효가 운영하는 면세품 판매고에서 중고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이었던 2019년 12월 13.7%에서 2023년 12월 15.2%로 상승했다.

중고 명품 시장은 스마트폰 앱을 타고 확대되는 추세다. 환경성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1년 2357억 엔(약 3조 원)으로 집계돼 9년 전에 비해 33%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앱을 통한 구매액은 2021년 1247억엔(약 1조 1000원)으로 2015년 대비 6배로 급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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