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합병 '낙수효과' 기대…"잘못 먹다 체할라"[LCC 지각변동]

'합병 대한항공' 독점 우려 해소 위해 티웨이·에어프레미아에 유럽·美 분배 전망

장거리 운영 경험·대형 기체 부족 등 숙제…대한항공 인력 등 지원시 의존도 높아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이 점차 가시화되는 가운데 합병 대한항공의 미국·유럽 노선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티웨이항공(091810), 에어프레미아 등이 노선(슬롯) 일부를 분배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장거리 노선 운영 경험과 확보한 기체가 부족한 이들 LCC가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체·인력·노하우 등을 지원받으면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설 연휴 이후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심사 마감일인 14일을 전후해 양사의 조건부 합병 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지난해 유럽 노선 여객 합산 점유율은 57.8%로, EU 경쟁당국은 아시아나 화물 부문 매각과 함께 유럽 4개(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의 독점 해소를 요구했고, 대한항공은 일부 노선과 슬롯을 국내 대체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에 넘기는 시정안을 제출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합병 과정을 계기로 유럽 노선 확대를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 최초 유럽 노선인 크로아티아(자그레브)에 여객기를 띄운다. 2020년 5월 운수권을 확보한 지 4년 만이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공항 직원도 모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운수권 양도뿐 아니라 기체 임대와 조종사 등 인력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유럽 경쟁당국의 결정이 나온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유럽 당국의 조건부 승인이 나오면 마지막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남았다. 완전경쟁체제인 미주 노선은 항공사에 운수권을 할당하는 유럽과는 달리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만 확보되면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한미 노선을 공동운영하는 델타항공을 합쳐 대한항공-델타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미국 노선 합산 점유율은 80.86%에 달한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그외 미국 노선이 있는 국내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가 유일한데, 지난해 여객 점유율은 4.09%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항공은 독점 우려를 해소하고자 에어프레미아를 대체 항공사로 선택하고 슬롯 양도, 기체 임대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유럽 노선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미국 노선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운영 경험이 없고, 에어프레미아는 확보한 기체 수가 적어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이들이 노선(슬롯)을 넘겨받더라도 인력 지원과 기체 임대 등 대한항공의 영향력 아래에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장거리 노선을 다수 운영하는 데 따른 재정 투입 문제도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원래 LCC는 기종을 단순화함으로써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는데 장거리 운항을 하게 되면 대형 기체 확보나 정비, 조종사 인력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때까지 초기 단계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한데 그때까지 재정 여력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으로부터 장거리 운영 노하우, 인력 등을 지원받는 것도 말은 쉽지만 실제 원활히 운영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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