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멀리 보는 인생길
- 24-02-12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멀리 보는 인생길
우리들의 일생을 한 단위로 묶어 놓고 볼 때 그 인생을 백리 길 인생이라고도 말합니다. 그 말은 아마 인생을 짧게 보지 말고 멀리 길게 보고 살라는 뜻일 것입니다. 인생을 짧게 보고 살면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고 사소한 일에 동요되기 쉽지만 멀리 길게 내다보고 살면 여유와 안정을 얻고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습니다.
그 인생 백리 길에는 때때로 힘들게 올라가야 할 언덕이 있지만 그 언덕은 무한히 계속되는 게 아니라 곧 내리막 길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언덕이 있다는 것은 반드시 내리막 길이 있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은 또한 빗물을 건너야 하고 숲 속을 헤쳐가야 하고 터널을 통과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런 기간은 잠깐이요 대부분의 길은 평탄하게 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눈보라가 엄습하기도 하지만 먹구름 저 너머에 밝은 태양이 상존하고 있는 한 맑은 날씨는 오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인생 100리 길을 다 통과하고 나서 뒤돌아볼 때 그 100리길 인생 위에 나타났던 모든 난관과 장애와 역경들이 그 100리 길을 더 값지고 보람있게 달려갈 수 있는 자극과 동력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을 짧게만 보게 되면 어떤 어려운 일을 만날 때 그것이 대단히 크고 엄청난 불행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긋이 감고 인생을 멀리서 관조하면 그 일은 잠깐 지나가는 과정이요 하찮은 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젊은이들은 중요한 시험에서 낙방을 하거나 노력했던 사업에서 실패를 하게 될 때 낙담하고 좌절하며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마는 그럴 때일수록 인생을 길게 보면 이 세상에는 실패를 모르고 성공가도만 달리는 사람보다 실패를 통해서 더 큰 뜻을 성취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생 100리길을 바라보며 중단없이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 100리 길 종점에서 값진 열매를 거두게 되는 법입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학교 교육을 받는 기간은 마치 도보로 걷지 않고 기차를 타고 가는 기간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 현대 경영지가 100명의 사회 저명 인사들에게 앙케이드를 내어 모범적인 성공 기업인 10명을 선정했는데 그 중에는 대졸이 1명, 고졸이 5명, 국졸이 4명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얼마 전에 정치인들에 대한 인기투표를 실시했는데, 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선거에서도 최다 득표로 당선된 국회의원은 초등학교 4학년때 중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아가 되어 어떤 제재소에서 일하고 있을 때 한 선교사가 “네 인생을 살려라”라고 격려해준 그 한마디에 용기를 얻고 노력한 결과 그 정도의 존경과 신망을 받는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의 부인은 남편보다는 좀 더 배워서 초등학교는 겨우 졸업했습니다. 그녀는 34년 동안 고아원을 정성껏 모범적으로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천황으로부터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이런 예는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들 모두는 다 기차는 오래 타지 못했지만 100리길을 향해 남보다 도보로 더 오래 열심히 걸어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40리, 50리를 기차로 잘 달려갔지만 그 후로는 앞으로 가질 않고 주저앉아 방황하다가 가야 할 100리는커녕 60리 지점에도 이르지 못한 채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기차에서 내려 걷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숱한 난관 앞에서 어떻게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인내하여 극복하느냐, 그리고 100리길 인생의 종착점을 항하여 얼마나 진실하게, 선하게,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걸어 가느냐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걸어가는 인생의 100리길 여정에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동행하십니다. 때문에 그의 마지막 생의 결실은 반드시 선한 열매를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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