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웨일스 상점 털이 36% 증가…범인 잡는 AI 보안시스템 등장

"상점 절도 스스로 정당화하기 쉬워…형량 억제력 부족"

AI, 자켓 안에 고기 숨기거나 배낭 물건 담는 행위 감지


영국 웨일스에 있는 자선 상점과 소매 업체들이 최근 절도 피해로 인해 하루에 수 백만원씩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스에서 발생한 상점 절도 범죄 증가율은 최근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ONS) 데이터와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웨일스 경찰이 집계한 상점 절도 건 수가 전년 같은 기간대비 36% 증가했다. 잉글랜드에서는 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테노버스 암 케어' 산하 자선 상점 50개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제니 랭글리는 최근 BBC 웨일스 라이브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아이에게 입힐 옷이 없어서 필요에 의해 도둑질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부분은 돈을 벌기 위한 조직적 범죄"이라며 "직원들은 매일 물건을 가져간 빈 옷걸이를 발견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유모차 밑에 옷을 숨기고 걸어 나오는 여성을 막아야 했던 자선상점 봉사자 데비 러셀은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선단체에서 물건을 훔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슬픈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카디프 출신이면서도 한 때 절도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었던 컬란 마이스(32)는 현재의 징역형으로는 절도 범죄를 억누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마약 중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다 10차례에 걸쳐 절도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다.  

마이스는 "과거의 나와 같은 처지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강도나 빈집털이보다 이런 상점 절도가 더 정당화하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이스는 현재 약물 오남용 자선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도덕적 나침반이 있다"며 "이같은 상점 절도 범죄 수치 증가는 부분적으로 보면 생활비 위기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절도범으로부터 훔친 물건을 다시 (싼 값에) 사려고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절도를 '중독성 있는 행위'라고 표현한다.  또한 절도를 그만둔 후에는 특정한 물건을 보거나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음악을 들을 때면 '촉발하는 순간(trigger moment)'을 스스로 인지하게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살펴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웨일스 전역에서 발생한 상점 절도 범죄는 2만164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집계 수치인 1만5905건에 비해 약 36%나 증가했다.  

잉글랜드에서는 2023년 9월기준 연간 상점 절도 통계와 2022년 9월기준 연간 상점 절도 통계를 비교해보면 37만8127건과 28만7016건이 각각 발생했다.  

웨일스 남부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필코(Filco) 수퍼마켓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절도범의 표적이 되자 AI를 활용한 새로운 보안시스템을 설치했다.  

매튜 헌트 필코 수퍼마켓 대표 이사는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라 할지라도 (이같은 심각한 절도 발생으로 인해)실제로 (사업을) 계속 할 수 있을 지 의문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8월과 10월 사이에 매장 절도 사건이 최고조에 달했고 하루에 수 백만원에서 천만원 이상에 달하는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난 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다른 소매업체를 알고 있고 나도 그들과 비슷한 처지"라며 "그들은 당국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헌트는 직원과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안시스템 강화에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체인점 전체에 설치된 새로운 폐쇄회로(CC)TV 시스템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누군가가 절도 행위를 하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또한 이 보안 시스템에 탑재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는 절도범이 매장에 다시 들어오는 순간 직원이 미리 알아 차릴 수 있게 표시등을 울린다.  

헌트는 "자켓 안에 고기를 넣거나 배낭에 물건을 채우는 등의 행위를 감지할 수 있다"며 "그 사람이 매장에 있는 동안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짧은 클립 영상을 사업자에게 전송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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