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사' 칠레 전 대통령, 산티아고에 빈소 마련…추모 인파 몰려

운구 행렬 보려는 추모객으로 산티아고 거리 '북적'

가브리엘 보리치 현 칠레 대통령도 배웅 나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전 대통령(74)의 유해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해 빈소가 마련됐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칠레 현지 매체 라테르세라에 따르면 전날 칠레 남부 라고 란코 마을에서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한 피녜라 칠레 전 대통령의 유해가 이날 낮 12시쯤 산티아고에 도착해 3일간의 국장이 시작됐다.

피녜라 전 대통령의 관은 산티아고 푸다우엘 지역에 있는 제10공군기지에 내려졌다. 현장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알베르토 반 클라버렌 외교장관 등 정부 관료들이 나와 전 지도자를 맞이했다.

이후 산티아고 시내의 구 의회 의사당 건물로 옮겨졌다. 이날 산티아고 시내는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추모객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운구 행렬을 보기 위해 칠레 국기와 피녜라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운구차가 지나가자 차량들은 경적을 울렸으며, 행인들은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고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도착 직후에는 유족과 친인척 등 생전 피녜라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이들만 참석한 비공개 추모식이 이뤄졌다. 오후에는 일반 대중에게도 빈소가 개방됐는데, 인파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몰리자 칠레 당국은 조문 시간을 예정보다 더 연장하기도 했다.

칠레 당국은 오는 9일 오전까지 일반인 조문을 받고 이후에는 산티아고의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으로 장소를 옮겨 나머지 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장례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칠레 정부 관료, 외국 정상, 칠레 전직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이후 모데나 대통령궁을 잠시 거쳐 지나간 후 파르케 델 추모공원에 안장될 계획이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3시30분쯤 직접 헬기를 조종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그는 이전에도 여름철이면 칠레 남부 호수 근처에 머물며 종종 헬기를 조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6일 "피녜라 전 대통령이 호수로 추락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도 우파 출신의 피녜라 전 대통령은 2010~2014년과 2018년부터 2022년 3월까지 두 차례 대통령 임기를 지냈다. 그의 취임으로 칠레는 20년 간 이어져 오던 좌파 통치의 막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피녜라 대통령의 재임 동안 시위와 폭력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첫 재임 기간에는 교육 개혁 시위가, 두 번째 임기에는 불평등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피녜라 정부는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8명이 사망하는 등 각종 소요로 번지며 두 번의 헌법 개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칠레의 새 헌법 초안 작성과 관련해 제언하거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같은 역내 보수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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