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불가리아 농부도 뿔났다…농민 시위, 유럽 곳곳으로 확대
- 24-02-07
불공정 경쟁·지원 축소에 농민들 반발
불공정 경쟁 중단과 농업 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시작된 농민 시위가 유럽연합(EU) 국가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환경 규제와 자유 무역 협정 체결로 성난 스페인과 그리스, 불가리아 등 유럽 곳곳의 농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와 그라나다는 도로에 트랙터를 몰고 나온 농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트랙터 시위 행렬은 프랑스와 인접한 지로나까지 이어져 전국적으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농민들은 '농부 없이는 식량도 없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고속도로를 점거했다. 시위대는 도롯가에서 건초더미와 타이어 등에 불을 지르며 농성을 벌였다.
불가리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불가리아 서부 도시인 브레즈니크에서 세르비아로 향하는 도로와 수도 소피아에서 그리스로 가는 고속도로가 트랙터 시위대로 가득 차 혼란을 빚었다.
브레즈니크에서 곡물을 생산하는 벤티슬라브 미트코프는 "농민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지연된 보조금을 즉시 지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을 하지 않으면 파산할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그리스 농민들도 분노를 표하며 시위에 나섰다. 지난 1일 그리스 북부의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에는 그리스 농업의 중심지인 테살리아에서 온 약 300대의 트랙터와 꿀벌 운반용 트럭이 몰려들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약 1조4555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유류 특별소비세를 환급하고 농촌 전기요금 할인 기간을 오는 5월에서 9월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난 그리스 농심을 달래지는 못한 듯 그리스 농민들은 수도 아테네로 집결해 트랙터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통보했다.
각국의 농민들이 꼽는 공통적인 문제 중 하나는 유럽연합의 까다로운 환경 규제다. 살충제 사용 제한이나 휴경 의무 등 환경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외국 농가들에 비해 유럽 농민들은 기준을 지켜야 해 불공정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가리아 농부 밀로슬라브 미하일로프는 "EU는 역외국가에서 값싼 농산물을 수입해 시장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역내 국가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여러 새로운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도나시아노 두조 스페인 농민 협회(ASAJA) 부회장은 "색조만 다를 뿐 유럽연합 전체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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