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캘리포니아 홍수…과학자들 "기후변화·엘니뇨가 원인"

엘니뇨가 아메리카 대륙 가뭄 및 폭우에 영향

"기존 도시 인프라가 극심한 기후 현상 감당하지 못 할 것"


미국의 과학자들이 최근 지구상에 불어닥친 각종 재난 재해의 원인으로 엘니뇨와 급격한 기후 변화를 꼽았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칠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미국 캘리포니아의 홍수 사태가 기후 변화와 엘니뇨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뭄에 시달리던 칠레에서는 최근 섭씨 33도를 넘는 폭염으로 고온 건조한 환경이 형성되자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로 인해 최소 1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피해 면적은 약 6만4000에이커에 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한바탕 폭우가 내려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미국 기상청은 지난 4일부터 로스앤젤레스 지역에만 25.4㎝ 이상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0건의 홍수가 기록되기도 했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이런 홍수와 화재는 계속되는 지구온난화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일어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미국 남부와 멕시코는 강우량이 많아지고 남미 대륙은 건조해진다.

존 아바조글루우 UC 머세드 대학교수는 "칠레와 캘리포니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화재와 홍수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 극한 기후가 미치는 영향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어 "엘니뇨 같은 기후 변수는 이상 기후라는 오케스트라의 주요 악기"라며 "기후 변화의 북소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관련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지난달 2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는 "엘니뇨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염의 동시 발생이 최근 칠레 중부에서 발생한 큰 산불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은 "열대 태평양의 온도 단 몇도 차이에 따라 온화한 산불이 될 수도, 광범위한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삼중 딥 라니냐가 갑자기 종료되자 2023년 2월 칠레 중부 전역에서 극심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저자인 사라 페론 칠레 산티아고대학교 기후변화 박사는 "세계의 일부 지역은 기후로 인한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채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수 관리를 연구해온 브렛 F. 샌더스 UC 어바인 공학 교수 또한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 기존의 도시 인프라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샌더스 교수는 "과거에는 홍수를 조절하고 발생 지역 또한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홍수 발생 지역 밖에 있는 주민들과 기업들은 홍수에 신경 쓰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제는 미국 전역의 인프라가 오늘날의 극심한 기후 현상을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도시 계획가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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