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인조 속눈썹, 실제로는 북한 외화 획득원" -로이터

"중국산 탈 쓴 북한산 속눈썹, 한미일·유럽으로 팔려나가"

"대북 제재, 석탄 및 석유 무역은 제한하지만 모발에는 해당 없어"


"인조 속눈썹에 중국산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도 실상은 그 이웃나라인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자 기사에서 인조 속눈썹 업계 관계자와 무역 전문 변호사, 북한 경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이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북한에서 제조된 반제품을 수입한 뒤 이를 재포장해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붙여 완성품으로 팔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북한산인 중국산 인조 속눈썹은 대체로 한국과 일본, 유럽과 미국 등지로 팔려나간다. 로이터는 김정은 정권이 이런 방식의 인조 속눈썹 사업으로 대북 제재를 회피하며 외화를 획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산둥성 핑두시는 인조 속눈썹 사업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 인터뷰에 응한 핑두시 주민 왕팅팅은 가족들과 함께 속눈썹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인조 속눈썹 상자 제조사 칼리는 지난해 핑두시 속눈썹 공장의 약 80%가 북한으로부터 원재료나 반제품을 구입하거나 가공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왕씨의 공장도 그 중 하나다.

왕씨는 북한에서 들어오는 속눈썹의 품질이 중국산보다도 훨씬 좋지만 납품이 느린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왕씨는 "가발이나 속눈썹 같은 모발 제품은 오랜 세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계기로 수출량이 급감했고, 배가 나포되거나 입항이 거부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난해 북중 국경이 재개방되면서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사정이 나아졌다. 이 중 가발과 속눈썹, 수염 등 모발 제품의 비중은 60%가 넘었다. 이 품목의 연간 수출 총액은 지난해 기준 약 1억6700만달러(2226억원)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3100만달러(413억원)에 비하면 다섯 배 가까이 뛴 것이다.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경제 제재를 도입하면서 북한은 석탄과 석유, 섬유 제품의 무역을 제한받았다. 하지만 모발 제품의 수출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제재는 없기에 북한산 인조 속눈썹 수입이 꼭 국제법 위반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를 확대하는 미국의 제재망에 걸려들 수 있다.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자금원이 되는 상품을 사고파는 모든 기업을 제재하기 때문이다.

경제 제재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공공연한 사실을 무시하고 (북한에서) 그런 제품을 수입해 중국산으로 표기하고, 그대로 써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미국발 제재를 위반할 수 있는 위험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속눈썹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금액 중 김정은 정권에 흘러들어가는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 그 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등은 특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산 탈을 쓴 북한산 속눈썹을 수입하는 한국인 사업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법적 리스크에 관한 질문을 받고 "첨단 기술을 취급하는 게 아니다"라며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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