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흑인 표심 결집에 SC서 압승…투표율은 2020년보다 크게 하락

95%넘는 지지율로 선두…사전투표 5만1700명 중 76%가 흑인 유권자

투표참여 15만명 안팎 예상…2020년 당시 54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첫 공식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압승엔 민주당 지지층, 특히 흑인 표심의 결집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45분 현재 78%가 개표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96.4%를 얻어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 후보(2.0%)와 딘 필립스 민주당 연방하원 의원(1.6%)을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오후 7시23분쯤 바이든 대통령의 경선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경선 승리는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선 데다 뚜렷한 경쟁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모두 "예상된 손쉬운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라이머리 당일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찾지 않은 것도 이 같은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YT는 "재선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너무 많아 경선 당일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의 '기명투표'로 63.8%를 얻어 필립스 의원(19.7%), 윌리엄슨 후보(4.0%)에게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압승은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각종 가상 양자대결 결과, 본선 상대로 유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이 지난 1일 공개한 미 전역 유권자 대상의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45%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뉴스1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층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함께 '대안 부재론'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를 겨냥한 듯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선 캠프 사무실을 찾아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1월31일 공개) 등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대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행동 면에서 2020년보다 더 나빠졌다"면서 "그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여기(대선)에 많은 것이 달렸다. 우리는 엄청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단지 선거운동이 아니라 미션(임무)"이라며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지면 안 된다"고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지난 1일(현지시간) 리치랜드 카운티에 마련된 한 사전투표소에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2024.02.01.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지난 1일(현지시간) 리치랜드 카운티에 마련된 한 사전투표소에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2024.02.01.


특히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엔 흑인 표심의 결집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부재자 투표를 포함해 5만1710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흑인 유권자 비율이 76%를 차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체 520만명의 인구 가운데 흑인 비율이 26.3%, 올해 대선을 앞두고 등록한 유권자 325만명 중 흑인 유권자가 79만35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투표 참여율을 보여준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경선 당시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유권자들의 몰표를 기반으로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은 물론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경선 초반 아이오와와 뉴햄셔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대세론에 타격을 받았지만, 4번째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2020년 경선 당시 출구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 중 56%가 흑인 유권자였으며, 이중 64%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대선 본선에서도 흑인 유권자 10명 중 9명이 바이든 대통령을 찍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표심을 붙잡기 위해 다시 한번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유권자들의 결집에 주력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12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에 따르면 흑인 성인 50%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7월 조사에선 흑인 성인의 86%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흑인 표심 이탈이 뚜렷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에 손쉬운 경선 승리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8일과 지난달 27∼28일 두차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찾아 흑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날(2일) 올해 들어 3번째, 부통령 취임 이후엔 9번째 사우스캐롤라이나 방문을 하면서 흑인 표심 끌어안기에 힘을 보탰다.  

다만, 싱거운 승부가 예상됨에 따라 투표율은 2020년 경선 때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78%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전체 개표수는 11만7490표로 집계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 15만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이는 2020년 경선 당시 등록 유권자 330만명 중 54만명(16%)이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했던 것과 큰 격차다.

당시엔 바이든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치열한 경선전을 펼치고 있던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섰던 공화당은 프라이머리를 치르지 않으면서 민주당 프라이머리 투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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