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 달랑 4대 팔렸네"…늑장 보조금에 1월 전기차 '흉작'

국내 완성차 1월 전기차 13종 판매량 776대…전월 대비 89% 감소

보조금 공백에 연초 전기차 외면, 일부 생산 중단도…"행정공백 최소화해야"


연초마다 반복되는 '보조금 공백' 탓에 올해 1월 전기차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대부분의 전기차 판매량은 앞선 달에 비해 90% 이상 급감했다. 환경부의 늑장 대처로 매년 보조금 공백 논란이 되풀이되자 일부에선 행정 절차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뉴스1>이 국내 완성차 업계 주요 전기차 13종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1월 판매량은 776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12월(6838대) 대비 88.7%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판매 대수가 한 자릿수로 급감한 전기차 모델도 적지 않다. 전달 183대가 팔렸던 현대차 중형 세단 아이오닉6의 판매량은 4대로 급감했다. 전월 동기 대비 약 98% 줄었다. 현대차 코나는 212대에서 4대로, 포터는 395대에서 4대로 판매 대수가 각각 98%, 99%씩 감소했다.

그나마 기아의 전기차 EV9, 레이EV는 상황이 낫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100대 이상 팔린 전기차는 두 차종뿐이다. 특히 EV9의 경우 지난해 말에 이어 지난 1월 2000만원이 넘는 재고 할인에 들어가며 입소문이 났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보다 큰 폭의 할인으로 비교적 판매가 수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환경부 발표 지연으로 보조금 예산이 없는 연초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한 시기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내연기관차보다 통상 30% 이상 비싼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정부 보조금 지원 규모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 규모는 통상 3월 전후로 확정되면서 그 사이 보조금 공백이 발생한다. 환경부가 2월쯤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과 규모를 고려해 보조금 규모를 확정하면, 지자체별로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정하는 방식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연초 보조금 공백에 따른 판매 부진은 완성차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업계는 재고 급증을 우려해 일부 전기차 생산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생산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자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연초부터 1톤 전기트럭인 '포터2 일렉트릭'의 생산을 중단했다. 연간 2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판매량은 4대에 그쳤다. 향후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는 시점에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매년 같은 문제로 연초에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을 빚자 일부에선 보조금 확정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려면 효율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전기차 보조금이 3월 전후로 확정돼 보조금 공백기인 1분기는 전기차 판매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순조로운 전기차 전환을 위해 행정절차를 개선해 반복되는 보조금 공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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