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출전할래"…美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세계수영연맹 상대로 소송
- 24-01-29
男 부문 462위→女 부문 1위로 논란 빚었던 리아 토마스
새 정책 발효 후 출전길 막혀…사춘기 전 성전환한 경우만 인정
미국의 한 트렌스젠더 수영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 달라며 세계 수영 연맹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소속의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가 세계 수영 연맹의 성별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토마스는 지난해 9월부터 캐나다 로펌을 고용해 CAS에 소송을 제기했다. CAS는 "토마스는 이 규정이 올림픽 헌장이나 세계수영연맹 규정, 유럽 인권 협약 등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 협약에 반해 무효이며 불법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심리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리아 토마스는 수술을 하지 않은 비수술 트랜스젠더로, 호르몬 치료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여성으로 인정받았다. 2022년 3월 개최된 여자 자유형 500야드 부문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남성 부문에서 462위를 하던 토마스가 여성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자 불공정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2022년 6월부터 세계수영연맹의 새로운 성별 정책이 발효돼 토마스의 출전 기회는 사라졌다. 이 정책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우 12세 이전, 혹은 사춘기 발달 2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성전환한 경우에만 여자 부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포츠계 내 동성애 및 트렌스젠더 지지 단체인 애슬리트 얼라이(Athlete Ally)의 책임자 대니 다이아몬드는 "세계수영연맹의 트랜스젠더 정책은 사회와 스포츠계에서 폭력, 학대,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은 공정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며 "사실상 모든 트랜스 여성 선수를 국제 수중 스포츠에서 배제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성정체성 선수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자, 세계수영연맹은 출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위해 새로운 부문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수영 월드컵 대회에서는 '모든 성별과 성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위한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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