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70여년 만에 주류판매점이 오픈한다…개방 움직임 '꿈틀'

만 21세 이상의 비무슬림 외교관 본인만 직접 구매 가능

탈석유 경제기반 마련하는 '비전 2030' 일환 정책


아랍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여겨졌던 사우디아라비아에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주류판매점이 문을 연다. 다만, 이용객은 비무슬림 외교관으로 제한된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비무슬림 외교관의 주류 구입을 허용하며 엄격한 주류 규정을 수정한다.

사우디는 이날 "외교 공관이 수령하는 주류의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한다"고 밝히며 비무슬림 외교관에 한한 일부 주류 허용을 공식화했다.

주류 판매는 외국 공관과 외교관 거주지가 있는 리야드 지구의 한 매장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출입은 외교 앱에 등록된 만 21세 이상의 비무슬림만 가능하며 친척이나 운전기사, 비서 등을 대신 보낼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 구매량도 제한된다. 구매 가능자에게는 한 달에 240포인트가 주어지는데, 1리터 기준 증류주는 6포인트, 와인은 3포인트, 맥주는 1포인트가 차감되는 식이다.

비무슬림인 외국인에게 제한된 정책이긴 하지만 술에 엄격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사우디에서는 술을 마시거나 소지하기만 해도 벌금이나 징역형, 태형에 처해질 수 있다. 외국인도 허가가 없다면 추방당할 수 있다.

이전에는 무슬림이 아닌 외교관이라도 외교용 파우치에 담긴 주류 혹은 밀봉된 공식 패키지를 통해서만 술을 들여올 수 있었다.

사우디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 배경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전 2030은 관광, 비즈니스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탈석유 경제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로 각종 개방 정책이 추진 중이다. 영화관이나 남녀 혼성 음악 축제 등이 도입되기도 했다.

사우디는 "입국 시 들여오는 주류 제품 수량에 제한을 두어 무분별한 거래를 불러일으킨 이전의 절차를 종식할 것"이라며 "비무슬림 대사관의 외교관들이 할당량 안에서 주류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계속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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