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한항공' 점유율 80% 넘어…美 심사도 만만치 않다

유럽 노선 합산 점유율 58%보다 높아…노선·슬롯 배분 폭 커질 수도

'아시아나 대체' 에어프레미아는 4% '미미'…美, 자국 항공사로 분배 요구할 수도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미국 노선 합산 점유율이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 자리를 메워 독점 우려를 지워야 할 국내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항공사들보다도 낮은 4%의 점유율에 그쳤다. 마지막 고비인 미국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유럽연합(EU)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의 한미 노선 여객수 563만4402명 중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및 미국 델타항공의 여객수는 총 455만4543명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2018년 조인트벤처를 체결한 후 한미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어 경쟁 제한성 판단 시 하나의 사업자로 취급한다. 

대한항공이 265만6969명(47.16%)으로 압도적인 1위였고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111만4804명(19.61%), 델타항공이 78만3770명(13.91%) 순이었다. 기업결합 심사 대상인 이들 3사의 미국 노선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0.86%에 달한다.

델타항공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나머지 외항사의 합산 점유율은 15.05%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서 미주 5개 노선의 3사 합산 점유율이 노선별로 78%에서 최대 100%까지 오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경쟁자가 없거나 1개사이기 때문에 가격이 인상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 당시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미국 노선 합산 점유율 80.86%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유럽 노선 여객 합산 점유율(57.8%)보다도 훨씬 높다. EU의 심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나눠주려고 하는 유럽 4개 노선의 슬롯보다 더 많은 여객량의 분배가 미국 심사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이 같은 합병 대한항공의 압도적인 노선 점유율 해소 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미국 심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를 설득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카드로 에어프레미아를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점유율은 지난해 4.09%에 불과해 7.07%인 에어캐나다나 4.63%인 유나이티드항공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는 대형기 5대를 바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노선에 안착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국 당국으로선 한미 노선에서 합병 대한항공의 독점 우려를 경감시킬 유의미한 경쟁자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에어프레미아에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슬롯 일부를 떼어준다고 해도 유의미한 대체항공사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미국은 자국 항공사로의 분배를 요구할 수 있고, 이는 국내 항공사의 운수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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