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햄프셔 이겼지만 '무당·온건파 취약성' 노출…본게임서 약점

뉴햄프셔 경선 출구조사 결과 무당·온건파 75%가 헤일리

 

미국 뉴햄프셔주(州)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부표준시로 이날 오후 10시20(한국시간 24일 오후 12시20분) 기준 개표가 60%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8%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44.7% 득표율로 그 뒤를 이으며,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p) 내에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등록 유권자보다 무소속 유권자가 훨씬 많아, 무당파 유권자들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뉴햄프셔주 선거 당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87만3000여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은 26만2000여명, 공화당은 26만7000여명, 무소속은 34만3000여명이다.

특히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반개방형'으로, 각 당의 등록 유권자와 무소속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다.

이때문에 당파성이 강한 지역에서 유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무당파나 온건파 유권자들 표를 쓸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미국 선거 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에 따르면 온건파·무당파 유권자들의 약 75%가 헤일리 전 대사를, 20%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이러한 출구조사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경고 신호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리조나주 공화당 전략가 척 코플린은 "트럼프 연합은 정적이고 예측가능하다"며 "그의 기반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내의 강경 트럼프 지지층은 3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햄프셔의 공화당 전략가 톰 래스도 로이터에 "트럼프는 극도로 당파적인 공화당 환경에서 가장 강력하다"며 "(뉴햄프셔는) 이를 희석하는 만큼 그에게는 문제가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코플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가 스윙 스테이트로 꼽힌다. '격전지'인 만큼 무당파와 온건파를 잡는 후보자가 백악관 차기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의 추후 선거 캠페인 방향도 분명해졌다.

민주당 전략가 조 트리피는 "출구조사 결과는 무당파 유권자와 공화당 온건파 유권자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바이든의 대(對)트럼프 전략 핵심이 돼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한편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개표가 63% 진행된 가운데 70.9%의 득표율을 얻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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