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화질 경쟁하던 TV, 이제 '두뇌' 싸움…삼성·LG 주목한 'AI 칩'

같은 패널이라도 AI 프로세서 성능 따라 화질·음질 달라져

中 TCL·하이센스도 뛰어들며 글로벌 경쟁 가속 전망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에 따라 '초대형 사이즈 TV' 경쟁을 펼쳐온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새로운 승부처로 'TV용 인공지능(AI) 프로세서'에 주목하고 있다. 화질·음질 등 TV 품질 결정에 AI 칩셋이 핵심 키(key)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1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각각 'NQ8 AI', '알파11 AI 프로세서'를 상표로 출원했다. 이들은 자사 프리미엄 TV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로 이달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에서 소개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TV 업체들이 잇달아 AI 칩셋 개발 및 탑재에 나서는 것은 같은 TV 패널을 사용해도 AI 칩에 따라 성능과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과거 일본 소니의 브라비아 TV가 화질로 유명했던 것도 X1 얼티미트라는 자체 AI 칩셋 덕분이었다.

특히 AI 칩셋은 4K·8K TV에서 일반 영상을 업스케일링(해상도를 높여주는 기술)하거나 노이즈를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음향 퀄리티, 처리 속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은 TV용 AI 칩셋 개발을 지속하며 자사 TV 내 채용을 확대하는 중이다.

 LG전자가 CES 2024에 전시한 '알파11 AI 프로세서'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LG전자가 CES 2024에 전시한 '알파11 AI 프로세서'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새로 공개한 'NQ8 AI 3세대' 프로세서는 주력 제품인 2024년형 네오(Neo) QLED 8K TV에 탑재됐다. 특히 2세대 제품보다 8배 많은 512개의 신경망 네트워크와 2배 빠른 AI 반도체(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형 네오 QLED 8K는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높여주는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영상의 왜곡을 줄여주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 △화면의 다양한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하는 '액티브 보이스 앰플리파이어 프로'를 지원한다.

LG전자(066570) 올레드 TV의 화질·음질 엔진은 '알파11 프로세서'로 크게 향상됐다. 알파11 프로세서는 현존 유일한 올레드 전용 AI 칩셋이다. 기존 알파9 대비 4배 더 강력해진 AI 성능을 기반으로 그래픽 성능은 70% 향상, 프로세싱 속도는 30% 더 빨라졌다.

새로운 AI 업스케일링 기능도 갖췄으며 인공지능 음향 기술로 2채널 음원을 가상의 11.1.2채널까지 변환해 풍성한 음향을 구현한다. 또한 AI가 목소리를 주변소리와 구분해 음향을 더욱 선명하게 보정한다.

 TCL이 CES 2024에 전시한 TV용 AI 프로세서 'AiPQ'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TCL이 CES 2024에 전시한 TV용 AI 프로세서 'AiPQ'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중국 업체들도 TV용 AI 프로세서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삼성·LG 따라잡기'에 혈안이 된 TCL, 하이센스는 단순 사이즈 확대에서 벗어나 AI 칩셋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 업체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TCL은 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IFA 2023'에서 처음 TV용 AI 칩셋 'AiPQ'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 CES에서는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AiPQ 울트라'를 선보였다. 하이센스도 '하이뷰 엔진 X'을 공개하며 TV 시장의 AI 경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CES에서 자체 개발한 AI 프로세서가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개선하고 영상 왜곡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프로세서와 함께 내장 다중채널 사운드, 풍부한 색상, 현대적 외관 디자인 등을 통해 제품을 계속해서 개선하겠다고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의 경쟁 양상이 '크기'에서 'AI 칩셋'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칩이 제조사 간 TV 성능 및 품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엄급 TV뿐 아니라 제조사들의 하위 라인업에도 자체 AI 칩셋이 확대 채용되는 추세"라며 "한국과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AI 프로세서 경쟁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열린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 'Neo QLED 8K'가 전시돼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열린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 'Neo QLED 8K'가 전시돼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