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역사가 답해준다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역사가 답해준다


우리나라 건국 초기인 1950년말경, 정국은 혼란에 혼란을 거듭했고 권력층은 부패할 대로 부패하여 돈 많고 권세 있는 집 자녀들은 거의가 어떤 방법으로든지 군 복무를 피해갔고, 돈만 있으면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도 할 수 있었고 부정한 방법으로 취직도 할 수 있었고 부정한 방법으로 진급도 할 수 있어서 돈만 가지면 못할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선거때마다 부정선거가 극에 달하며 웬만한 선거법 위반은 다반사로, 개표할 때 전원(電源)을 끊어 캄캄하게 만들어 놓고는 그 속에서 미리 조작해놓은 여당 후보 지지 투표 뭉치를, 야당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정당한 표 상자와 바꿔치기까지 하였고 야당 선거 운동원들에게 공공연히 테러를 가하는 등 사회질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법치국가로서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러한 시대에 편승하여 권세를 누리며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지만 뜻이 있는 국민들은 누구나 다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대상이 그러하던 때였습니다. 서울 모 대학의 L교수가 평소에 허물없이 지내던 기독교인인 K교수에세 이런 말을 했습니다.

“K선생, 당신 하나님 믿지요? 그런데 그 하나님이 정말 있기는 있는지요?”

엉뚱한 물음에 K교수는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 그러믄요 하나님이야 항상 계시지요.”

그러나 L교수가 곧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아니, 하나님이 정말 있다면 저렇게 못된 짓만 하는 XX당 X들을 저렇게 내버려 둘 리가 있겠어요? 싹 쓸어버리고 말지. 하나님이 있긴 뭐가 있어요!”

그 말에 K 교수는 여전히 웃음을 지으면서 응대하였습니다.

“L선생, 저 XX당 안에 있는 사람들이 L선생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니까 L선생이 그렇게 말하지 저 XX당 안에 L선생의 동생이나 자녀들이 가담하고 있다면 뭐라고 하겠어요. 그래도 ‘하나님 저것들 싹 쓸어버리세요’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럴 수는 없지요. 다만 ‘하나님 저들이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저러는데 저들이 바른 길을 찾아갈 때까지 조금만 참아 주십시오’이렇게 말하지 않겠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L교수는 대꾸할 말이 궁했던지 그 자리를 훌쩍 떠나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예수쟁이들하고 말해봤 자 이길 수가 있나!”

그런 말들을 주고받은 후 몇 주가 지난 때였습니다. 경향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학생 데모가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서울에서 4ㆍ19 학생 데모가 일어났고 이어서 교수들의 데모까지 이어지자 공권력은 완전히 그 통제력을 잃게 되었고 4ㆍ19 데모는 혁명으로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곳곳에서 부패 정권의 책임자들이 줄줄이 포박되었고 더러는 국외로 도피하기도 했습니다. 204명의 학생들을 희생시킨 발포 명령의 책임자인 내무부 장관 등 몇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아 사형언도를 받거나 징역형이 부과되기도 하였고 부통령이었던 이기붕씨의 아들은 그의 일가족을 모두 모아 놓고 함께 동반자살을 하는 등 집권 세력들은 마치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처럼 흔적도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얼마동안 그러한 혼란의 과도기가 지나고 새 질서가 탄생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L교수가 K교수의 대학 교수실 방을 지나가다가 그 방문을 노크했습니다. 

K교수가 방안에 있는 것을 확인한 L교수는 도어를 조금 열고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은 채 머리말 살짝 내밀고 저 쪽에 있는 K교수를 향하여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K선생, 하나님이 있기는 있어!”

L교수는 K교수의 응대도 기다리지 않고 총총히 그 곳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계시는 겁니까? 역사가 답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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