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이란 지원 후티 공습…중동 일촉즉발

美·英, 예멘 반군에 첫 공습·이란은 美유조선 나포…중동 긴장 최고조

美·英 합동으로 공습작전 수행…반군 보복 예고에 사우디도 우려 표명

호주·바레인·캐나다·네덜란드 작전지원…韓포함 10개국 공습 지지성명


약 100일 전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넘어 중동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이 충돌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반군이 두달째 홍해상에서 민간인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자 미국과 영국이 후티반군을 상대로 표적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반군은 즉각 보복을 예고했고 사우디는 서방의 자제를 촉구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과 영국이 합동으로 후티반군에 대한 표적 공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관련 내용을 담은 성명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공습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습은 국제 해상에서 후티 반군이 행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후티 목표물에 대한 공습 이후 추가 조치 지시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가 작전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후티 반군은 현지시각으로 12일 새벽 예멘의 수도 사나 인근의 공군기지와 여러 도시의 공항, 군영에 수차례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다. 후세인 알에지 반군 외무부 차관은 방송에서 "이번 노골적 침략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우디는 미국과 영국의 공습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자제를 촉구했다. 사우디는 지난 수개월 간 예멘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을 벌여온 당사국이다.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10개국 정부는 한국시간으로 12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이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고유 권리인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라 수행됐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 지지 의사를 밝힌 뒤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1월 중순부터는 홍해상을 지나는 민간선박으로 공격 대상을 확대했다. 

미군은 이날 새벽에도 후티반군이 민간선박에 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로써 지난해 11월19일 이후 28번째 선박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재무부는 해상 물동량이 증가하는 연말연시에 후티반군의 무력도발이 계속돼 국제교역이 1.3% 정도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급기야 후티반군의 뒷배인 이란도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법원 명령에 따라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 유조선은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에는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들에게 "선박을 나포할 어떤 정당성도 전혀 없다"며 "이란 정부는 선박을 놔줘야 한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 정부는 즉시 선박과 승무원을 석방해야 한다"며 "상업 선박에 대한 불법 나포는 이란이 국제 상업을 교란하기 위해 자행한 행위"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국경에서 군용 지프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2024.1.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국경에서 군용 지프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2024.1.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친(親)이란 세력으로 분류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이 공습으로 대응에 나섰고, 또 이란까지 해역을 무기로 삼으며 물류 대란은 물론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국방 싱크탱크인 왕립합동연구소(RUSI)의 토비아스 보크 선임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조선 나포는 이란이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고 문제를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후티 반군 문제가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억제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전될 수 있는 더 큰 지역적 위협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산 석유·가스가 대양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로, 전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한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사망 등에 대한 보복 조처로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는다면 국제 유가도 요동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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