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된다니 너도나도 불펌 쇼츠…"월 수익만 1200만원"
- 24-01-12
불펌러 지갑만 불리는데…책임은 지지 않는 유튜브
최근 유튜브에는 해외 영상에 더빙과 자막을 달아 쇼츠(재생시간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로 제작한 '양산형 불법 쇼츠'가 넘쳐나고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도 생겼다.
양산형 불법 쇼츠가 많아진 원인은 저작권 침해 신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저작권 신고는 오로지 본인만 가능하다.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저작권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백수라 매일 쇼츠를 만드는데 1개 불펌영상으로 6채널 각각 특유의 폼으로 나눠서 올린다"며 수익을 인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수익은 1200만원이다. 12월에도 7일까지 수익은 31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 저작권자가 가져가야 할 수익 뺏는 불법 쇼츠 "불펌러 지갑만 불린다"
불법 쇼츠의 문제는 저작권자가 가져가야 할 수익을 뺏는다는 데 있다. 실제 성냥에 불이 붙는 과정을 쇼츠로 제작한 한 국내 영상의 조회수는 1500만회를 넘겼지만, 영상 원작의 조회수는 45만회밖에 되지 않는다.
해당 쇼츠 댓글에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베껴 수익을 내냐"며 채널주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 때문에 불펌러들 지갑만 불린다"며 시청자 자성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
유튜브 '저작권 관리' 규정 |
◇불펌 범람 왜?…저작권 침해 원작자가 증명해야
해외 영상을 불펌해 만드는 '양산형 불법 쇼츠'가 늘어나는 배경은 저작권 침해 신고 절차가 복잡한 탓이다.
또 저작권 침해 신고는 본인만 가능한데, 해외 원작자는 불펌이 되고 있는지도 모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유튜브는 반론권까지 준다. 저작권 침해 신고를 당하더라도 '이의제기'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수 또는 오인으로 인한 삭제일 수 있어서다.
그러면 저작권자는 본인의 저작물을 침해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증거나 미국 저작권 침해 위원회인 CCB에 신고한 내역이 필요하다. 이는 미국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영상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제대로 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소송을 진행해도 각하될 수 있다. 기업이 아닌 일반인이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 유튜브 "저작권 위반 자체 판단 어려워"
구글은 원작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원작자 스스로가 본인의 콘텐츠를 재가공해서 다시 올리기도 하고, 수익을 내려고 가공을 허락하는 때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유튜브가 확인하고 제재할 수 없다는 논리다.
다만 한 번 저작권이 침해된 영상이 신고돼 삭제된다면 차후 동일한 영상이 올라왔을 때 자동으로 걸러주는 시스템이 있다고 부연했다.
구글 관계자는 "저작권 삭제 요청을 제출한 모든 이용자는 카피라이터 매치 툴(Copyright Match Tool)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요청으로 삭제된 동영상과 일치하거나 일치 가능성이 있는 동영상을 자동으로 식별해 알려주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저작권 위반 경고를 처음 받는 채널은 '저작권 학교'를 수료하고, 향후 수익 창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저작권 위반 경고를 3번 받으면 계정·계정과 연결된 모든 채널이 해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유튜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문제는 본질적으로 '양산형 불법 쇼츠'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영상이 삭제되더라도 이미 올린 수익을 뺏을 수도 없다. 채널을 다시 만들어 똑 같은 수익 전략을 반복해도 된다. 유튜브가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은 누구든 화면을 녹화하거나 쇼츠 리믹스가 가능하도록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다. 넷플릭스는 화면을 캡처하거나 녹화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자체에 영상 저작권 판단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또는 유튜브 영상을 쇼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쇼츠 저작권 허락을 처음부터 받도록 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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