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호재…"지금은 사지마" 왜?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 열렸다…달라질 4가지 변화

'직접 투자' 꺼리던 기관투자자, 가상자산 시장 진입

'가치 저장 수단'으로 우뚝…단기 차익 실현 매물은 '주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간 수차례 반려해온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첫 번째 비트코인 현물 ETF는 현지시간으로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10일(현지시간) SEC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이날 SEC는 블랙록, 비트와이즈, 반에크 등 11개 신청사의 '19-b4(거래규칙 변경 관련 신고서)'를 승인하며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를 열었다. 

미국 시장에서의 현물 ETF는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온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현물 ETF 승인으로 시장에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① 비트코인 매수 꺼리던 기관투자자도 '간접 투자'

ETF는 기초자산을 가진 펀드를 상장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현물(스팟)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펀드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경우,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 아닌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라 비트코인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는 그간 세무, 회계, 수탁 등 여러 면에서 발생하는 불편 때문에 비트코인 매입을 꺼려온 '기관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쟁글은 "현재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비중은 10%(추정치)에 불과하다"며 "현물 ETF의 출시는 기관투자자의 투자 진입장벽을 낮추는 가장 큰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기관투자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새로운 자금 유입은 가격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산하 CBOE 디지털의 존 팔머(John Palmer) 사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사모펀드 RIA(투자자문업자), 연기금 등 새로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의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에 반영되는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발키리' 설립자인 스티븐 맥클럭(Steven Mcclurg)은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돼도 전문가들이 이를 추천하려면 2~3년 간의 실적이 필요해 기관투자자들의 진입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② 비트코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우뚝…쓰임새 확대

단순히 가격 면에서의 호재를 넘어, 현물 ETF 승인이 비트코인의 쓰임새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수용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현물 ETF 승인으로 이 같은 사용 사례의 저변이 전통 금융권까지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예측을 내놨다. 그는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의 쓰임새는 투자 자산, 즉 '부'를 보관하는 수단"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러한 사용 사례의 저변을 전통 금융권까지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투자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쓰임새가 확장되면 사회적 인식이 개선됨과 동시에 그 파급효과가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자산 생태계에도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③ '위험자산'에서 '독자적 자산군'으로…비트코인 인식 개선

아울러 지금까지는 위험자산으로만 간주됐던 비트코인의 시장 인식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물 ETF 상장은 비트코인이 금융 시장에 편입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쟁글은 "(현물 ETF 상장 시) 비트코인이 정규 금융 시장에 편입돼 시장 감독과 투자자 보호가 개선되고, 규제 리스크 해소로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를 발행하는 자산운용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 '감시공유계약'으로 시장 조작 리스크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 또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시공유계약이란 ETF 운용사가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거래 활동, 고객 신원 등에 관한 정보를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와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블랙록 등 대부분 자산운용사들은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택한 상태다. 

④ '거래 시작 이후'가 관건…실적 부족하면 '실망 매물' 쏟아질 듯

이처림 현물 ETF 승인으로 여러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으나, 승인 이후 가격 흐름에는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물 ETF는 모두가 기다려온 '호재'인 만큼, 한동안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서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에 투자자들은 '뉴스에 파는' 식의 매도를 결정할 수 있다"며 "기존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TF 거래 시작 이후 거래량 등 실적이 기대 이하로 나올 경우, 실망 매물이 더 쏟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쟁글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ETF 상장 직후 시장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 매물로 인해 오히려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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