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내가 당뇨병?"…당뇨병전단계면 '이것'만 해도 정상 회복

8%가 당뇨병으로 진행…약물치료 없이도 진행 막을 수 있어

저녁 7시 전 식사 마쳐야…단순당 섭취 줄이고 운동 필수

 

 "하… 나 이번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 단계라고 나왔어."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든 30대 직장인 A씨의 한숨이 깊다. 당뇨라고는 꿈도 꿔보지 않았던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결과였다.


A씨 직장동료 B씨도 마찬가지였다. B씨의 피검사 결과지엔 공복혈당 수치가 표준 범위에 약간 벗어나 있었다. "공복혈당장애가 당뇨 아닌가? 그럼 이제 난 평생 당뇨약을 먹고 살아야 하는 건가." 침울해진 B씨와 A씨는 회사 근처 병원에 가 당뇨약을 처방받아 보기로 했다.

지난 연말에 받은 건강 검진에 대한 성적표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A씨와 B씨처럼 피 검사 결과 '당뇨 전 단계' 진단을 받거나 공복 혈당 수치가 높게 나타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당뇨병은 혈액 내의 포도당 농도인 혈당(혈장 포도당)이 상승한 고혈당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혈당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이상 작용(인슐린 저항성)하면 혈당이 오르게 되는데 발병 원인을 바탕으로 임상적 특징에 따라 △1형당뇨병 △2형당뇨병 △임신당뇨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형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것으로 인슐린을 반드시 투여해야 한다.

2형당뇨병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당뇨병의 유형으로 인슐린 분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2형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고 체중조절, 식이, 운동, 경구혈당강하제 등을 통해 적절한 혈당조절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는 인슐린 분비능력이 떨어져 인슐린을 주사해야 혈당이 조절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당뇨병은 눈, 콩팥, 신경, 심장, 뇌, 말초혈관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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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처럼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았다면 아직 당뇨병 환자는 아니다. 당뇨병 전 단계는 아직 당뇨병에 이르진 않았지만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계성 당뇨'를 말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600만명을 넘어섰고, 경계성 당뇨 환자는 약 1583만명에 이른다. 둘을 합하면 대한민국 국민 중 2183만 명이 당뇨병이거나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단계에 있다는 의미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정상인보다는 혈당이 높고 당뇨병 환자보다는 혈당이 낮은 상태를 '경계성 당뇨'라고 말하는데 공복 혈당이 100~125mg/dl 또는 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mg/dl 사이에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공복혈당이 100~125mg/dl 사이인 경우는 공복혈당장애다. 공복혈당 수치가 표준에서 약간 벗어난 B씨도 A씨와 같은 경계성 당뇨인 것이다.

최 교수는 "공복혈당은 주로 밤 사이 포도당 생합성이 많아지게 되면서 나타난다"며 "공복혈당이 높은 경우는 공복혈당장애, 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mg/dl 사이인 경우를 내당능장애 또는 식후 혈당 장애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경계성 당뇨에 주의해야 한다. 매년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은 사람의 약 8%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문제는 당뇨병 전 단계에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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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에 따르면 당뇨 전 단계는 약물치료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

최 교수는 "공복혈당장애의 경우 7시 전에 저녁 식사를 하고 그 이후에는 되도록 음식 섭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운동을 병행하면 두세 달 사이에도 공복 혈당이 정상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식후혈당장애는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식사를 천천히 하고 설탕, 사탕, 물엿, 꿀, 케이크,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단순당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뇨 전 단계라면 식후에 달달한 커피나 과자 등 디저트를 되도록 삼가야 한다. 식후에 운동을 통해 식후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 교수는 "과식은 식후혈당을 높이고 체중을 증가시키므로 적당량을 규칙적으로 먹도록 해야 한다"며 "식사 후에 많은 양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당을 높이는 식습관이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면 체중을 5% 정도 감소시키는 게 좋고 체중을 2~3kg만 줄여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해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조절되지 않는 심한 고혈당(300~400mg/dl)이 있다면 식후 60~90분이 지난 뒤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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