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조 라면시장 뒤흔든 '불닭 며느리'…WSJ 대서 특필한 그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성공…9000자 기사 조명

"매운 식당 긴줄 보고 불닭볶음면 개발 주도" 소개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불닭볶음면'을 성공으로 이끈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에 주목했다.


WSJ은 6일(현지시간) '500억달러(약 66조원) 인스턴트 라면 산업을 뒤흔드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타전했다. 9000자가 넘는 분량의 기사로 김 부회장을 집중 조명했다.


◇"불닭볶음면, 높은 판매고 기록 중"…서부 시장서 테스트 거쳐 미국 전역 출시 검토


김 대표이사는 삼양식품(003230) 창업자인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2017년 삼양식품 총괄 사장에 이어 2021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해외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겸직 중이다.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부회장으로는 지난해 9월 선임됐다.


WSJ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은 프리미엄 라면 중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제품이다. 매운 맛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모험적인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고, 가격은 다른 라면들과 비교해 3배 정도 비싸다. 불닭볶음면의 스코빌지수(매운 정도의 지표)는 4404로 타바스코 소스 보다 2배 가량 맵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은 미국 서부 지역 시장을 테스트 무대로 삼고 미국 전역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대형마트 앨버슨의 제니퍼 샌즈 최고상품책임자는 "핑크색부터 보라색, 라임 그린까지 밝은 포장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며 "제품의 맛과 품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불닭볶음면은) 증가하는 라면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불닭볶음면의 흥행으로 삼양식품은 지난해 한해 동안 코스피가 19% 상승하는 동안 주가가 70% 급증했다. WSJ는 삼양식품이 기여하고 있는 한국의 라면 수출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 LG, 현대 등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은 창업주의 남성 후계자들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김 회장이 며느리로서 성공을 거둔 것은 독특하다"며 "삼양은 망할 뻔한 회사였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이 외환위기 부도 당시 입사해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을 돕기 시작했고, 저렴한 대파와 팜유 등을 구하기 위해 중국·말레이시아 등지를 찾아 다녔다. 김 부회장은 "당시는 절박감만 있었다"고 회고했다.


◇딸과 산책 중 매운 음식 가게 긴 줄 보고 개발 착수…과한 의존도는 완화


WSJ는 김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을 개발하게 된 과정도 소개했다. 2010년 봄, 고교생이던 딸과 서울 도심을 산책하던 중 매운 맛으로 유명한 볶음밥 가게에 긴 줄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매운 라면 개발을 다짐했다.


제대로 된 맛을 찾는 데에는 몇달이 걸렸고, 삼양식품 개발팀은 닭 1200마리와 소스 2톤을 투입했다. 세계 각국의 고추에 대해 연구하고, 매운 한식 레스토랑을 찾아 맛 테스트도 진행했다. 불닭볶음면은 이후 유튜브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졌다.


다만 김 부회장은 히트 제품에 과도한 의존도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더 많은 형태의 매운 맛 또는 건강한 재료 등을 고민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매운 트렌드가 계속돼 새 변화의 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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