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 아닌 독' 된 과묵한 입…입원숨긴 오스틴 장관 경질 요구 높아져

며칠간 병원에 입원한 것을 백악관은 물론 국방부 2인자에게까지 숨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경질하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국방부 장관 중 가장 은둔적인 오스틴 장관의 행위로 인해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격분하고 일부 공화당원들은 조사를 요구하거나 심지어 그를 징계하거나 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의료 시술 합병증으로 인해 1일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를 알리지 않아 합참의장은 입원 다음날인 2일, 국방부 부장관은 4일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 국방부 관리들은 5일 저녁 대중이 공개하기 불과 2시간 전에야 국방부 고위 인사들에게 통보했다. 의회는 발표가 나오기 15분 전에야 통보를 받았다. 백악관은 사흘동안 모르다가 4일에야 알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오스틴 장관은 6일 저녁에야 통화했다.

국방부는 오스틴의 입원 사실을 알리는 것이 늦어진 것은 그의 비서실장인 켈리 막사멘도 동시에 병으로 외출했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국방부 수석 대변인 팻 라이더는 “비서실장은 그 전에는 통보를 할 수 없었다. 그는 4일에 부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그러한 통지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이로써 국방부 보고 체계가 망가진 것이나 백악관에 통고되지 않은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합참의장인 찰스 Q. 브라운 합참의장도 2일 알게 됐지만 이를 캐슬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에게는 막사멘의 부재시 관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다른 보좌관도 있었다. 

전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건 말도 안 된다"면서 "이것은 비서실장이 없으면 오스틴이 나머지 행정부와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틴과 함께 일했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그가 수십 년 동안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카메라를 피하고 소수의 가까운 친구만 두는 내성적인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현직 미 관리 8명과 전직 국방부 관리 1명과 인터뷰했는데, 이들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라크 철수 당시 미 중부사령부를 총괄하는 4성 장군으로서 기자회견을 거의 하지 않았다. 또 국방장관으로서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공식 방문시 소수의 미디어만 동행토록 한다. 출장 중에 정기적으로 언론에 브리핑을 하기는 했지만 지난 7월 이후 국방부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의 행동에 대해서 공화당괴 민주당 가리지 않고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최고위원)은 오스틴의 입원 비밀 유지가 "충격적인 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스틴의 행동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하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크 로저스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장관의 현재 건강상태, 장관의 책임 위임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대통령과 의회에 대한 통지가 지연된 이유 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폴리티코는 그간 바이든 백악관의 고위 관리들은 오스틴과의 긴밀한 업무 관계의 이점을 누려왔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특히 오스틴 장관이 비공개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거나 언론을 이용해 백악관 정책을 불평하지 않는 점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오스틴의 충성심과 과묵한 성격 덕분에 지켜야 하는 비밀이 있을 경우에는 매우 좋은 상대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관이 대통령에게 최선의 조언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전체적인 정보를 그에게서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방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는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장관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 아이러니하다"면서 "(오스틴 장관은) 어떤 장관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문제를 일으키는 일을 했다"고 꼬집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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