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일본 절 방화로 문닫는다

시애틀 벳수인 절, 120년 기록물도 훼손ⵈ정신질환 용의자 체포


시애틀 차이나타운-국제지구(CID) 인근의 시애틀 벳수인 불교사찰이 지난해 그믐 밤 방화 피해를 입어 건물은 물론 120여년 전의 역사 기록물들이 거의 모두 파손됐다.

시애틀경찰국은 벳수인(분원이라는 뜻) 인근의 한 주택에 들어가 숨어 있던 42세 전과자를 2급방화 및 절도혐의로 체포해 킹 카운티 검찰국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4만달러 보석금이 책정된 이 용의자는 현재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고 경찰이 덧붙였다.

이 절의 보조주지인 알렉스 사카모토는 12월31일 밤 신도 등 300여명이 모여 108번 타종 후 송구영신 예불을 드리던 중 11시 직전 화재경보가 울려 모두 밖으로 대피했다며 소방차들이 도로를 메운 가운데 수갑이 채워진 한 남자가 경찰차량 곁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서에 따르면 이 남자는 자신이 편집증 정신분열증 환자이며 연방수사관이 자신을 쫓고 있는 것으로 믿고 절에 들어가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결과적으로 불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침입, 절도 등의 혐의로 그동안 수십 차례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장본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믐날 밤 불은 일단 진화됐지만 2일 아침 절 앞을 지나던 신도 한 명이 안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주지들에 알려 소방차들이 다시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매우 드문 현상이지만 꺼지지 않았던 불씨가 되살아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벳수인 사찰은 일본인 1세 이민자들이 1901년 창건했으며 불탄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3년 건축됐다. 이 사찰 지하실엔 당시 강제 수용소에 끌려갔던 신도들의 신상명세 등을 비롯한 한 세기가 넘는 역사 기록물들이 보존돼 있었다. 사카모토는 고인들의 납골당도 훼손됐다며 파괴된 본당 제단은 일본에 보내 수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카모토는 오랜 세월 종교시설로서만 아니라 제사장소, 공회당, 커뮤니티 마켓, 보이 스카우트 등의 모임 장소로 이용돼 온 벳수인 사찰을 무기한 폐쇄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재건축을 위해 웹사이트 seattlebetsuin.org/fire를 통해 독지가들의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