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법원 "육사 소수인종 우대는 합법"…예외 인정한 대법과 일치

뉴욕 남부지법, 가처분 신청 기각…"국익 반한다는 사실 입증 못해"

"원서접수 앞두고 입시혼선 막아야"…법무부 "장교 인종 다양화 취지"


미국 뉴욕 연방법원이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소수인종 우대제도를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관련 제도를 두고 위헌 결정을 내린 미 연방대법원도 군사학교에서 만큼은 예외를 인정했는데, 하급법원도 이와 동일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 필립 핼펀 판사는 소수인종 우대 제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이 웨스트포인트를 상대로 제기한 소수인종 우대제도 중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해 9월 뉴욕 남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SFFA는 입시에서 인종적 배경을 고려하는 웨스트포인트의 관행이 결과적으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해 수정헌법 제5조에 규정된 평등권 보호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방대법원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사립·공립대학에서 운영되는 소수인종 우대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만큼 군사학교도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핼펀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웨스트포인트 내 소수인종 우대제도가 국익에 반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를 원고가 제시하지 못했다"며 "SFFA에 유리한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적시했다. 또 웨스트포인트 원서접수 마감일(오는 31일)을 앞둔 상황에서 가처분을 인용하면 입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지적했다.

SFF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웨스트포인트의 불공정하고 위헌적인 인종 특혜를 막기 위해 다음 단계를 밟겠다"며 항소의 의사를 피력했다. 웨스트포인트의 입학 정책을 옹호해온 미 법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SFFA가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지난해 6월 각각 6 대 3과 6 대 2로 학내 소수인종 우대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공화당이 임명해 보수가 우위인 상황이었다.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학생은 인종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며 결정 취지를 밝혔다. 다만 웨스트포인트 등 군사학교에 대해선 "다른 대학과 구별되는 잠재적 이해관계가 있다"며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법원 결정에 반발한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8월 교육부·법무부 명의 대입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인종적 배경을 기술하고 각 대학이 이를 심사하는 것은 합법이라는 유권 해석을 내놓았다.

이번 재판에서 법무부는 "인종을 고려하는 군사학교 입시 관행이 현역병만큼 다양한 (인종의) 장교를 확보하는 군 임무 목표에 부합한다"는 항변서를 뉴욕 남부지법에 제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육군 현역병 중 흑인은 전체의 20%에 달하지만, 흑인 장교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반면 백인은 육군 현역병의 51%, 장교의 68%를 차지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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