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집서 조카부터 감싼 이모, 망연자실한 아버지…日 강진 그후
- 24-01-03
제대로 대피할 새도 없이 가족 잃어…일부는 지원 요청 자포자기
주민 3명 중 한명은 65세 이상 노인…민첩한 대피 더 어려웠다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정월을 맞이하는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県)에서는 생이별의 비극이 시작됐다.
진도 7, 규모 7.6의 강진은 노토반도를 뒤흔들며 와지마·스즈 등 현 전체를 뒤엎어 놓았다. 가옥들이 무너져 쓰나미에 쓸려갔으며, 화재가 잇따랐다.
일부 생존자들은 차마 함께 대피하지 못한 가족을 찾아 풍비박산이 난 집터로 돌아왔다. 한 40대 남성 D씨는 여동생이 깔려 숨진 집 앞에서 눈물만 흘렸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D씨와 그의 딸(11)은 지진 당시 여동생과 함께 집에 있었다. D씨는 2시간 후 구조되고 딸 역시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여동생은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발견 당시 여동생은 D씨의 딸인 조카를 감싸 안고 있었다.
와지마시의 또 다른 70대 남성은 쓰러진 목조 주택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두 딸의 차갑게 식은 팔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지진이 난 날은 백화점에 다니느라 연말연시에 일만 하던 딸이 모처럼 집에 돌아온 날이었다. 2층에서 TV를 보고 있던 남성은 강한 흔들림에 두 딸이 있던 1층으로 내려와 "지진이다"고 외쳤다. 그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집이 또 한 번 강하게 흔들렸다. 그리고는 붕괴했다.
남성이 자력으로 잔재 사이를 빠져나왔을 때, 그의 눈에는 딸의 팔이 보였다. 신음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괜찮은지 확인하며 필사적으로 쓰다듬었지만 팔은 점점 차가워졌다. 남성은 "쓰나미 온다! 도망쳐"라는 주민의 목소리에 딸을 뒤로하고 고지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고 요미우리 설명했다.
두 딸의 시신을 확인한 것은 지진 이튿날 아침에서였다. 아버지는 "아팠지, 괴로웠지"라며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일부 생존자들은 압도적인 피해 규모에 구조나 지원 요청을 할 기력조차 잃었다. 후게시정의 한 80대 남성은 전소한 집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자력 탈출에 성공했지만 아내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홋코쿠신문은 남성이 "신고 할까요?"라는 물음에도 "맡기겠다"며 "도와달라고 해도 어차피 오지 않는다"고 무력하게 답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런 참상에도 활발한 구조 움직임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은 완전히 기능 정지 상태다"고 2일 보도했다.
생존자들의 사연에서 드러나듯, 이시카와현은 노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현이 지난 2021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30%로, 현민 3명 중 한 명은 고령자인 셈이다. 재난 시 신속히 대피하거나, 구조를 요청하는 데 상대적으로 제약이 컸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3일 오전까지 확인된 이시카와현 내 사망자 수는 총 64명에 이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어젯밤과 오늘 새벽 시애틀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찰돼(영상)
- 서은지시애틀총영사 28일 코리아나이트 시구한다
- 김동연 경기지사, 시애틀방문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났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 바슬시 5월 아시아태평양의 달로 선포
- 광역시애틀한인회와 부천상공회의소 MOU
- 시애틀영사관, 시애틀국제영화제 특별후원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합창대회서 코가한국학교 ‘대상’(+영상,화보)
- 조기승 회장 모친상속 14대 서북미연합회 힘찬 출발(+화보)
- 104세 생일 맞은 오리건주 최장수 신명순 할머니 생일잔치 열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시애틀 뉴스
- 바이든 대통령 오늘 시애틀온다-교통혼잡 예상해야
- 아마존 실적 호조, 주가 사상최고…시총 2조달러 눈앞
- 시애틀시 초등학교 4곳중 한곳은 문닫는다
- 워싱턴주 이젠 ‘미국 최고 좋은 주’아니다
- 보잉 737기 또?…세네갈서 여객기 활주로 이탈[영상]
- 시애틀시내 전기차 충전 이렇게 이용하면 된다
- UW 땅이 인디언과 관련돼 있다고 교수와 학교측 법정싸움
- 보잉 "또"..이스탄불서 767 앞바퀴 안내려와 동체착륙
- UW 시위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잉과 관계단절 안할 것”
-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영업부진? 답은 결국 매장에 있다"
- FAA "보잉 787드림라이너 기록 위조 등 조사중"
- 시애틀지역 집값 12% 올랐다
- 시애틀서 주택 리스팅 가장 좋은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뉴스포커스
- 정부, 전공의 '네크워크 수련' 추진…"의원급에 전속 배정은 아니다"
- 국회의장 양자 대결…당심 업은 추미애vs'협상 귀재' 우원식
- 대통령실 "네이버가 구체적 입장 내놔야 정부의 적극적 액션 가능"
- KDI "수출 회복 힘입어 경기 부진 완화…물가 상승세도 둔화"
- '억대 꽃게 대금 미지급 송사'…배우 김수미 지분 회사 승소
- 태국 저수지 드럼통에 韓관광객 시신…납치·살해 용의자 추적
- 올해 장마 심상치 않다는데…목표치 못 미치는 공공 반지하 주택 매입
- 총선 후 첫 당·정·대 "심기일전해 민생에 박차…특검법 얘기 없었다"
- 25∼39세 맞벌이, 열 중 넷은 '무자녀'…9년새 15%p 껑충
- 카페 제빙기에 곰팡이 범벅 '경악'…"아이스 음료 절대 안 마신다"
- 틱톡서 유행하는 '김정은 새 찬양가' 영상 못 본다…국정원, 차단 계획
- 한전 1분기 영업이익 1.3조…연료비 하락에 3분기 연속 흑자
- 정부, 의대증원·배정 자료 49건 법원 제출…이르면 내주 선고 전망
- 尹 정부 3년차, 물가·민생 안정 최우선 28%…경제회복 17%
- '육아휴직 2년'에 승진도 쏜다…법령 뛰어넘는 재계 저출생 대응
- "44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생생"…5·18 민주묘지 추모객 발길 '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