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수필-윤명숙] 마음의 서랍 정리
- 24-01-03
윤명숙 수필가(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마음의 서랍 정리
해마다 지내는 성탄절과 새해맞이가 되었다. 날씨는 예년에 비해 더 추운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나이가 든 탓일까?
얼마 전에 카카오 스토리에 친구가 보고 싶은 친구를 찾는다고 쓴 글을 보고 내 마음이 잔잔한 호숫가에 돌을 던지기라도 한 듯 꼭 찾아보고 싶은 친구가 그리워서 나도 그렇다고 하니 그분이 고맙게도 자기가 찾아 주고 싶다고 한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이웃 언니도, 나의 언니도, 나도 한국에 갈 때마다 친구를 찾았지만, 못 찾았고 지금은 언니들도 다 이 세상을 떠났으니!
내가 이민올 때 자기를 잊지 말라고 금반지를 끼워주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친구야(박옥순) 보고 싶다. 아마도 그리운 친구도 80이 되어가니 어쩌면?
여기에 다 쓸 수 없지만, 서독 간호사(나의 신혼 시절에 파독으로 떠난) 이금희 등등, 아름답도록 정겨웠던 많은 친구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 특별히 나를 힘들게 한 친구는 결혼 전에 돈을 빌려달라고 하기에 딱한 사정을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마침 들어온 전셋돈이 있어서 빌려주었는데 이 친구가 도망을 갔다. 친구의 동생은 오히려 나보고 언니가 돈을 빌려주어서 도망갔다고 울부짖으며 아우성친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집에서는 언니가 매만 안 때렸지 얼마나 난리를 치는지(적은 돈이 아니기에) 속이 병이 나서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바짝 마른 얼굴을 보고 내가 아버지 대신, 오빠 대신 불쌍히 여기고 살아가겠다는 남편을 만나서 이제까지 잘살고 있다. 부자는 아니지만, 평안하게 살고 있으니 나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의 은혜다.
한 번은 꼭 만나서 마음 편히 잘살라고 하고 싶은 친구(정희)야 어디 있니?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지만 잘살고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미 예전에 너를 용서하고 잊었단다. 네 덕분에 이 험한 세상에 보증을 서달라고, 또는 나보고 우리 집을 담보로 잡아서 돈을 빌려달라고, 차보증 등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네 덕분에 일찍이 손을 털고 있었기에 다른 분들이 흔히 겪는 그런 일은 없어서 친구야 네 덕이라고 고맙게 생각한다. 마음 편히 잘 살아라.
이제는 마음의 서랍을 열어서 하나하나 삭제하면서, 오늘일까? 내일일까? 알 수 없는 나의 시간! 그러나 내게는 특별한 감사가 있다. 2022년과 2023년 고난 주간에 받은 큰 고통의 시간, 처음 당한 무섭고도 힘들고 괴롭고 이가 빠지고 온몸이 아파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받음이 말로 다할수 없는 십자가의 은혜, (짧지 않은 세월을 함께 한 사람에게 배신당한 아픔) 특히 2023년의 고난은 2022년의 고난을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으로 한 번도 아닌 두 번 십자가의 고난은 나에게 깊이 각인시켜 주는 아픔이어서, 이 고통에 깊은 묵상을 하고 나의 사고는 주님의 말씀을 통해 지혜롭게 견디는 힘을 얻는다.
오히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음에 그 사랑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위장된 축복! 감사와 영광을 이 시간 나의 하나님 아버지께 온전히 올려드리며 이제는 나는 죽고 내 안의 나의 주인이시며 나의 영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다 내려놓고 맡겨드리니 나머지 모든 삶의 숙제는 내가 아닌 나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하실 일이기에!
나의 십자가 이전의 삶은 다 지나가고 삭제되었으므로, 십자가 이후의 삶은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주님께 맡겨드리고 이전 것은 다 지나갔으니 참 평안을 누리며 살리라.
죽은 사람은 말이 없는 것이다. 어느 분이 무엇이라 한들, 내가 죽었는데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다만 잠잠히 하늘을 바라보며 아버지 사랑 내가 노래해, 죽음도 생명도 천사도 하늘의 어떤 권세도 끊을 수 없는 그 사랑, 영원한 그 사랑을 찬양으로 화답하며 살리라 그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이 험한 세상에 아직은 작은 예수의 삶을 살아가는 귀한 형제가 있어 은혜의 시간이다. 이런 작은 예수님이 가까이에 나와 함께 있으므로 나는 참 행복자다. 작은 예수님의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분들이여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이곳에 본명을 밝힘은 혹여 어디서든 이글을 보게 되면 하는 희망으로! 아울러 나의 본명은 김명숙입니다. 미국에서는 남편의 성을 따르기에 윤명숙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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