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전환 '주춤'…수요 둔화에 생산, 투자 축소

충전소 부족, 비싼 가격, 배터리 불안 '현실' 문제

 

미국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전기차가 여전히 석유차에 비해 비싸고 배터리 주행거리도 불안하며 충전소는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구매가 주춤하면서 제조업체들도 생산을 줄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업체 JP파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완전 전기차는 86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이러한 성장세는 2년 전에 비해 둔화한 것이고 일부 자동차 업체들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낮다.

수요 부진에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는 최근 몇 주 동안 판매량 감소로 인해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투자를 연기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는 테슬라 조차 멕시코에 계획했던 새 공장 설립일정을 늦췄다.

전기차와 석유차 가격 격차는 좁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가 더 비싸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11월 미국에서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5만2345달러로 전체 시장의 평균 가격보다 약 8.5% 높았다. 1년 전만 해도 전기차 프리미엄은 30% 이상이었다.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도 아직 부족하다. JD파워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을 5건 시도할 때마다 1건은 실패했고 전기차 구매자 3명중 1명은 가정용 충전기를 이용할 수 없는 환경으로 나타났다.

콕스오토모티브의 미셀 크레브스 애널리스트는 WP에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더디게 수용하면서 장밋빛 전망에서 현실로 옮겨가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출시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 전문가들은 막대한 연방 보조금을 받는 충전소가 앞으로 몇 달 안에 등장하기 시작하면 전기차로의 전환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연방 보조금으로 2026년까지 미국에는 50만개의 새로운 충전소가 추가된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재생 에너지 전문가이자 공학 교수인 마크 제이콥슨은 WP에 "전기차를 운전하면 15년 동안 평균적으로 약 2만~3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 수요를 가로막는 유일한 요인은 정보 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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