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 강복서 "하마스 인질석방, 이스라엘군 작전중단"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 성베드로 대성당 연설…"전쟁에 황폐해진 이·팔에 평화 오길"

가자지구 숨진 어린이들 '작은 예수'에 빗대…전세계 무기거래 실태 작심 비판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성탄 강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추가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 탄생을 기념해 이날 낮 12시(한국시각 오후 8시)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도시 로마와 전세계에'라는 뜻)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으로 삶이 황폐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면서 하마스를 상대로 "여전히 인질로 잡힌 사람들의 석방을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스라엘을 향해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는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가자지구 내) 절박한 인도적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도적 지원 제공을 확대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들을 거론하며 "이들이야말로 오늘날의 작은 예수들"이라며 "너무 많은 무고한 이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교황은 메시지 한 단락 전체에 전세계 무기거래 실태를 할애하면서 "무기 생산과 판매, 거래가 모두 증가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화를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꼭두각시들을 움직이는 이해관계와 이익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교황은 이날 강복에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레바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지에서 계속되는 정치적·군사적 분쟁의 종식을 촉구하는 한편 전쟁으로 발생한 전세계 난민들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성탄 전야 미사에서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을 언급한 뒤 "평강의 왕이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또다시 거부됐다. 정의는 힘의 과시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지난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한 하마스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을 강행하는 이스라엘군을 모두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실제로 이날 베들레헴 내 성당과 교회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매년 구유광장에서 개최하던 대규모 성탄전야 행사를 취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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