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대선에 못나오나…콜로라도州 "내란 가담" 출마 자격 박탈

트럼프 측, 상고 의향…대선 판세, 연방 대법원 판결에 큰 영향 받게돼

연방 대법관, 보수 성향이 다수…민주 성향 콜로라도, 대의원 9명 불과


미국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 폭동을 독려한 행위가 내란에 해당된다며 그의 콜로라도주 대선 예비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캠프 측은 콜로라도 대법원 판결은 "결함 투성이"라고 비난하며 연밥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1월 대선 판세는 미 연방 대법원 판단에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이날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대법관 다수(찬성 4명, 반대 3명)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란(insurrection) 가담 공직자의 공직 출마를 막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14조 3항에 의거해 대통령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덴버 지방법원은 1월 6일과 이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는 반란 개입에 해당되지만 법 조문에 적용 대상자로 구체적으로 명기돼 있지 않은 이를 상대로 수정헌법 14조 3항을 적용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판결했는데, 대법원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콜로라도 대법원은 일단 콜로라도주 예비선거 후보 마감 직전인 1월 4일까지 판결 효력을 정지할 것이며, 미 연방 대법원에 상고가 제기되면 효력 정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판이 진행되는 한 투표 용지에 트럼프의 이름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캠프 측은 즉시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번 판결은 "결함 투성이"라며 법원이 출마 자격을 박탈한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판결에는 트럼프가 공직을 다시 맡지 못하도록 하려는 정치 라이벌 세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연방 대법원은 신속하게 우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며, 이런 비민주적인 소송에 결국 제동을 걸 것으로 완전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방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연방 대법원에선 트럼프가 지명한 3명을 포함해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즉, 트럼프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통신은 "이들 연방 대법관 가운데 일부는 입법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권한을 사법부에 부여하는 것에 오랫동안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민의 신분과 자격, 권리, 박탈 조건 등을 담고 있는 수정헌법 14조는 남북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866년 6월에 의회를 진통 끝에 통과했는데, 이후 검증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통신은 "이것은 콜로라도주 재판부에도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며 "특히 이번 판결에 반대한 대법관들은 적합한 절차 없이 트럼프에게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를 박탈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이 연방 대법원 심사(review)에서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내년 11월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콜로라도는 민주당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길 것이 기대되지 않고, 이길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대의원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콜로라도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9명에 불과하다.

다만, 유사한 소송이 트럼프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에서 제기된다면 트럼프 캠프 측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주가 콜로라도주의 판결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지만, 판사들은 콜로라도주의 판결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이다. 

데릭 뮬러 노틀담대학 법학교수는 WP에 콜로라도주 판결은 다른 주에 있는 법원과 선관위 관계자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이 같은 판결을 내놓은 주는 없지만 콜로라도가 행동한 만큼 유사한 판결을 내놓 수도 있다고 말했다.

WP는 "다른 주들 역시 콜로라도와 동일한 결정을 내린다면, 트럼프는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공화당 후보로 최종 결정되고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많은 주에서 콜로라도와 같은 판결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권자들과 각종 단체들은 트럼프 재출마를 막기 위해 12개 이상의 주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최소 7곳에선 여러 이유로 소송이 진행되지 못했다.

미시간과 뉴햄프셔 그리고 플로리다 법원은 유사한 재판에서 절차와 관할 규정을 근거로 기각했다. 일부 판결에선 법원이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네소타 대법원도 자격 여부 재판을 기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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