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간 근로 '1901시간' OECD 5위…중노동 자영업자 많은 탓?

KDI "국가마다 취업 형태 구성 달라…단순 비교땐 통계함정"

자영업자 비중, 회원국 평균으로 맞추면 격차 '264→141시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란 사실에는 이른바 '통계의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영업 비중을 고려해 계산하면 OECD 평균과의 격차가 30% 넘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9일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등 취업형태의 구성이 국가마다 상이하다"라며 "OECD 연간 근로시간 통계수치를 국가 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반적으로 전일제 근로자보다 자영업자의 근로시간은 길고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짧다"며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모든 취업자의 평균 근로시간이므로 각 국가의 취업형태 구성에 따라 길거나 짧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전체 취업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OECD 평균(1752시간)을 149시간 웃돌았다. 38개 회원국 중 5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KDI 제공)
(KDI 제공)

그러나 각국의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결과는 달라졌다.

보고서는 분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미국, 룩셈부르크, 영국 등 8개국을 제외한 OECD 30개국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을 평균 수준으로 맞추고 조정 연간 근로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한국과 OECD 30개국 간 연간 근로시간 격차가 264시간에서 181시간으로 약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각국의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동일한 상황을 상정해 보면 국가 간 연간 근로시간 격차가 상당히 감소한다"면서 "(다만) 취업형태 구성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여타 OECD 회원국에 비해 다소 긴 편"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2010년과 2021년 사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이 253시간 감소했는데, 이 중 약 20%는(50시간)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아울러 취업자 중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작다는 점도 향후 노동정책 방향 설정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며 "기존 정책이 전일제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를 규제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근로시간의 선택권을 늘리는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일제 근로 아니면 구직 포기'라는 이분법적 여건 하에선 시간 제약이 큰 계층은 노동시장 참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따라 유연한 근로시간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계층의 고용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