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이 굶주린다"…공포·혼란·절망 속 가자지구

"슈퍼마켓 선반 비고 대피소 화장실 터지려 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맹렬한 군사작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BBC에 따르면 카를 스카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은 10일(현지시간) "필요한 물자의 극히 일부만이 가자지구에 반입될 수 있다"며 "10명 중 9명은 매일 식사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스카우 부국장은 "이번 주 가자지구에 방문하는 동안 공포와 혼란, 절망을 목도했다"며 "굶주린 사람들, 슈퍼마켓의 빈 선반, 화장실이 터질 것 같은 초만원 대피소 등의 혼란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지난달 말 7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 필요한 물자들이 들어올 수 있었지만, WFP는 현재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두 번째 국경 통과 승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유일한 보건시설인 나세르 병원의 화상 진료소장인 아흐메드 모그라비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식량 부족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3살짜리 딸이 있는데 매일 내게 사과나 과일 등 단것을 달라고 한다"며 "줄 수가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식량이 없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건 하루에 단 한 번 나오는 쌀뿐"이라고 말해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7일 자국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고 인질들의 귀환을 위해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인 이라드 헤흐트 중령은 BBC 인터뷰에서 "민간인의 죽음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에겐 대안이 없다"며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보건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으며 공공질서가 허물어지고 전염병이 창궐하거나 이집트로의 대량이주 압력이 증가하는 등 더 나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파로 모여든 팔레스타인인이 이집트와의 국경을 넘어 국외 탈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에 거주하는 한 익명의 소식통은 NYT에 "라파에 주둔한 이집트군이 모래 장벽을 세우고 국경선을 따라 군용 차량을 배치했다"고 귀띔했다. 자칫하면 국경이 뚫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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