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누드비치에 어린이놀이터가 웬말”

7,000여명 반대서명ⵈ수영장 즐비한 부촌에 공용 비치놀이터 불필요


<속보> 시애틀 지역 유일의 누드비치인 데니 블레인 공원에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겠다고 시 당국이 발표한 후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시 공원국이 지난달 이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7,000여명의 반대자가 온라인 진정서에 서명했고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데니 블레인을 구하자(SDB)’라는 반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SDB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밀로 커솔드(30)는 장구한 세월동안 누디스트들, 특히 성소수자(LGBTQ)들의 보금자리이자 휴식처로 이용돼온 데니 블레인 공원에 갑자기 어린이놀이터를 세우겠다는 것은 공원의 용도를 정반대로 바꾸겠다는 속셈이라고밖에 풀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커솔드는 현재 이 공원에서 성소수자들과 어린이들 간에 충돌은 없으며 자녀를 데리고 나오는 부모들도 있지만 정식으로 어린이놀이터를 세우면 앞으로 이들에게 성소수자 및 성정체성 모호자 등에 대한 배타적, 부정적 고정관념을 심어주게 돼 화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솔드의 동료인 소피 뎁스는 데니 블레인 공원보다 이소룡의 묘지가 있는 인근 레이크뷰 공원이 어린이놀이터 설치 장소로 더 적합하다며 데니 블레인에는 인명구조원이 없고 뒤편 주택가 언덕에서 비치가 내려다보이지도 않아 어린이들이 호수에 들어갈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같은 입지조건이 데니 블레인 공원을 누드비치로 만든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털 힐 주민인 이들은 데니 블레인 공원 지역이 시애틀에서 손꼽히는 부촌 가운데 하나라며 수영장은 물론 테니스코트까지 딸린 집들이 수두룩해 이 동네 아이들에게 구태여 별도의 공용 놀이터가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공원국은 어린이놀이터가 부족한 이 지역의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 친밀해지도록 돕기 위해 데니 블레인 공원에 어린이놀이터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놀이터 및 주차장에서부터 비치까지 이르는 산책로의 보수비용은 익명 독지가가 기부한 55만여달러로 충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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