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전극 꽂아보니…"쾌락 물질 도파민, 부정적 감정에도 관여"

"뇌에 긍·부정 경험 처리 경로 존재하는 듯"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이 부정적 감정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의과대학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인간 뇌에 전극을 연결해 상황 따른 도파민 변동을 측정한 결과를 이달 1일 게재했다. 

연구진은 0.1초 단위로 도파민 수준을 감지할 수 있는 '고속 스캔 순환 전압전류법'을 활용했다. 미세 전극으로 도파민과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분석해 농도를 알아내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뇌에 적용하려면 탄소 섬유 전극을 연결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뇌심부 자극술을 받는 본태성 떨림 환자 3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본태성 떨림은 신체 일부의 근육이 비자발적 수축·이완을 하는 증상으로, 손에서 발생하면 수전증이라고 불린다.

피험자들은 이득(보상), 손실(처벌)로 구성된 간단한 게임을 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파민 변동을 0.1초 간격으로 측정했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사람은 성취감, 쾌락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회로와도 관계있어 행동 조절에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보상 예측 오류'라는 학설이다.

예상치 않던 보상 혹은 기대보다 더 큰 보상을 받았을 경우 도파민이 활발하게 생성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기대했던 보상이 없거나 또는 예상보다 더 적은 보상에는 도파민 생성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험에서는 부정적 상황(처벌)이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도파민 관련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를 '처벌 예측 오류'라고 명명했다. 

연구를 이끈 켄 키시다 신경외과 부교수는 "도파민이 뇌에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도파민 시스템을 활용해 보상과 처벌 경험을 처리하는 독립된 경로가 뇌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시다 부교수는 "도파민이 부정적 경험에도 관여한다는 것은 우울증, 중독, 관련 정신 및 신경 장애의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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