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삼성바이오 생산 가닥…한국 亞 백신 허브로 부상
- 21-05-14
세계 최대 바이오플랜트, 첫 mRNA 백신 8월부터 생산 전망
SK바이오사이언스·휴온스·한국코러스 이은 국내 생산기지 추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모더나와 2000만명분의 백신을 도입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물량은 한정됐지만, 국내서 생산이 이루어지면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보다 국내 공급 속도가 더욱 빠를 전망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미국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주요 백신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이 아시아 백신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백신 동맹' 협의를 통해 국내 생산 관련 합의가 이뤄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월부터 인천 송도 생산시설에서 모더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는 모더나가 국내에 공급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합의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종 합의는 한미 정상회담서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날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10일 정부는 '엠알엔에이(mRNA)'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을 위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mRNA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사가 각각 개발한 백신과 동일한 플랫폼 기반의 백신 종류다. mRNA 백신은 아직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게 없다보니 해외 수입에만 의존해 수급 불안감이 컸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을 맡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반의 제품이고, 다른 위탁생산품인 노바백스 백신은 전통적인 백신 개발 기술인 단백질 합성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mRNA 백신은 초저온 냉동 보관을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예방효과율이 94% 이상으로 높고 모더나와 화이자를 보유한 미국 등에서 대량 접종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mRNA 백신의 국내 생산과 관련해 국내 제약사화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현재)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모더나 백신일 가능성에 무게가 조금 더 실렸다. 모더나는 최근 한국과 일본, 호주에 신규 설립하는 자회사 직원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모더나 백신은 2분기 중에 적은 물량이 도입될 수 있다고 정부가 밝힌 적이 있다. 다만 국내서 생산되면 대량 공급이 3~4분기에 가능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절차는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공장의 위탁생산 설비 준비가 남았다. 정부가 앞서 국내 기업이 추가로 8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던 대목을 통해서도 상용화 시점을 유추해볼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 News1 |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위탁생산 기지로 선정되면서 우리나라는 고도의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의약품 대량 생산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주요 백신 생산을 맡으면서 아시아 코로나19 백신 허브로서 입지를 완전히 다지게 됐다.
모더나 백신은 현재 미국 외에도 스위스 론자에서 생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론자와 사업구조가 유사해 줄곧 경쟁사로 언급돼왔지만 생산규모는 36만4000리터(L)로 론자 32만리터를 앞서는 세계 1위다. 특히 단순 위탁생산(CMO)을 넘어 세포주 개발공정(CDO) 기술과 임상 지원(CRO) 사업까지 전개해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허가, 생산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사업체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AZ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을 맡게 된 것도 독보적인 '세포배양' 공정기술을 이미 갖춰놨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국내 상용화 백신 명단에 포함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도 국내 제약사 휴온스와 한국코러스가 생산을 맡고있다. 현재는 주로 수출용으로 생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진단키트에 이어 국내 생산시설까지 K-바이오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우리 기술이 더욱 많이 쓰이고 나아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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