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어 산할머니‘ 98세로 별세
- 23-12-02
77세 최연로 여성정복자 명예ⵈ한해 여름 캠프 뮈어 50번 등반
선드스트롬, 나치 아우슈비츠 지옥에서 살아남은 뒤 미국으로 이민
나치의 아우슈비츠 지옥에서 살아나온 뒤 미국으로 이민, 레이니어 산의 방문객센터가 있는 ‘천당’(파라다이스) 주변 등산로를 수십년간 오르내려 산악계의 명사가 된 브론카 선드스트롬 할머니가 29일 충혈성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선드스트롬은 77세였던 2002년 레이니어 정상을 정복한 최연로 여성이 됐다. 그것도 캠프 뮈어 베이스에서 남들처럼 1~2박하며 쉬지 않고 19시간 안에 당일치기로 해치웠다(그녀의 최연로 여성기록은 올여름 나흘 걸려 정상을 밟은 그녀의 78세 동료 로즈 밴더후프에 의해 깨졌다).
브론카 할머니는 남편 에이크 선드스트롬(2010년 작고)과 함께 수시로 캠프 뮈어(해발 10,188피트)를 올랐다. 한해에 50번 오른 적도 있다. 불과 한달 전까지도 셰할리스 웨스턴 트레일(5마일)을 동료들과 매일 등반했다. 동료들은 90대 할머니가 그처럼 열심히 산을 오른 것은 건강상 이유보다 마음 깊숙이 박힌 홀로코스트의 트라우마를 털어내기 위해서였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폴랜드의 산도미어즈에서 정통 유대교 집안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브론카는 13살 때 폴란드를 침공한 나치에 온 가족이 붙잡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감금됐다. 그곳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부모와 6남매가 다른 100만여명의 유대인들과 함께 독살 당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히브리 기도문인 ‘셰마’를 찬송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 후 20살 때였던 1945년 독일 내 버겐-벨센 수용소로 옮겨진 브론카는 그 해 영국군이 수용소를 점거하고 수감자들을 풀어줬을 때 체중이 50파운드까지 떨어져 실신한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적십자사에 의해 다른 1만여명의 생존자들과 함께 스웨덴 난민수용소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위문 방문객들 중 하나였던 에이크를 만났다. 당시 약혼상태였던 에이크는 파혼하고 브론카에게 청혼, 이들은 1947년 결혼했다. 브론카는 다시 유럽에 냉전기운이 번지자 2년 후 남편을 졸라 그의 친지가 살고 있는 타코마로 이민 왔다.
아웃도어맨인 에이크가 1980년 건축회사에서 은퇴하자 부부는 레이니어 산 입구의 애쉬포드 마을에 스캔디나비아 식 캐빈을 짓고 이주했다. 이들 부부는 사시사철 레이니어 산의 파라다이스 일대를 헤집으며 하이킹, 스키, 스노슈잉을 즐겼다. 남편과 사별한 후에도 브론카 할머니가 여전히 산에서 살다시피 하자 ‘아웃도어 리서치’사는 2015년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산의 여인(Lady Of Mountain)’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브론카 할머니는 79세였던 2004년 레이니어 산 정상에 또 한 차례 도전했다가 다른 등산객들이 크레바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곧바로 하산했다. 그녀는 91세였던 2016년 캠프 뮈어에 마지막으로 올랐고, 2021년엔 타코마-피어스 카운티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영사관, 시애틀국제영화제 특별후원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합창대회서 코가한국학교 ‘대상’(+영상,화보)
- 조기승 회장 모친상속 14대 서북미연합회 힘찬 출발(+화보)
- 104세 생일 맞은 오리건주 최장수 신명순 할머니 생일잔치 열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시애틀 뉴스
- 시애틀시내 전기차 충전 이렇게 이용하면 된다
- UW 땅이 인디언과 관련돼 있다고 교수와 학교측 법정싸움
- 보잉 "또"..이스탄불서 767 앞바퀴 안내려와 동체착륙
- UW 시위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잉과 관계단절 안할 것”
-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영업부진? 답은 결국 매장에 있다"
- FAA "보잉 787드림라이너 기록 위조 등 조사중"
- 시애틀지역 집값 12% 올랐다
- 시애틀서 주택 리스팅 가장 좋은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 시애틀 이번 주말 처음으로 80도 돌파한다
- <속보> I-90서 탈출했던 얼룩말 1주일만에 발견됐다
- 시애틀 적자예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뉴스포커스
- 尹 대통령, 김건희·채상병 특검 사실상 거부…檢·공수처에 쏠리는 눈
- 윤 대통령 "제 아내 처신 사과"…사전 독회 때 없던 발언 '진심' 드러내
- 대통령실, 日 네이버 라인 탈취에 "철저하게 네이버 이익 위할 것"
- '여친 살해' 의대생 "범행 뒤 옷 갈아입었다"…계획범죄 정황 추가
- 이재명 대표, 미뤄온 치료 위해 입원…윤 대통령 기자회견엔 잠잠
- 日서 韓유학생, 여중생 성추행 혐의로 체포…"고의 아니었다" 부인
- '30억 위자료 소송' 노소영-최태원 동거인, 오는 8월 22일 1심 선고
- "지금 뭐라도 해야 할 때"…'외국 의사 도입'에 환자들은 일단 '환영'
- "부모님 부양만도 벅찬데 아이 어떻게"…결혼·출산 주저하는 3040
- 부산지법 앞 칼부림 50대 유튜버 경주서 검거…피해 남성은 사망
- 文 전 대통령, 퇴임 2년 만에 첫 회고록…'변방에서 중심으로'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필리핀서 탈옥
- '잔고 위조' 尹 장모 최은순 가석방 '적격'…14일 석방될듯
- '중학교 동창 여친 살해' 수능만점 의대생 구속…"도망할 염려"
- 4년 만에 재등장한 '디지털 교도소'…사적 제재 논란 재점화
-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 사내이사서 물러나…"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