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美 4세 소녀, 50일간 씻지 못해 머리에 이 가득…현재 삭발

NYT, 석방 어린이 인질 가족들 10명 인터뷰해 집중 보도

"돌아왔더니 이미 세상 떠난 부모"…안타까운 사연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일시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들이 속속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휴전 엿새째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로부터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10명의 가족을 인터뷰해 당시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풀려난 인질들은 대부분 가자지구 억류 당시 하마스로부터 폭력을 당했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굶주렸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인질 다수는 하마스로부터 생명의 위협과 공포를 느꼈다고도 전했다.

영양실조와 질병, 부상, 정신적 상처를 안은 채 귀환한 인질들은 친척이나 가족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들이 겪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특히 이번 인터뷰에 응한 이들의 경우, 대부분 석방된 어린이들의 가족 및 친척들이었다고 NYT는 주목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과 어린이들을 우선적으로 석방하고 있는 가운데, 살아 돌아온 어린이들의 가족들이 언론을 통해 자녀들이 겪었던 고통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인질로 끌려간 많은 어린이들은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동안 충분한 식량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들은 억류돼 있는 몇 주 동안 하루에 빵 한 조각만 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빵이 없으면 쌀이나 치즈 조각을 아주 소량으로 먹으며 버텼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인질들 중 일부 어린이들은 강제로 하마스가 촬영한 동영상에 출연해야 하는 일도 있었고, 낯선 이들과 함께 좁은 공간에 갇힌 채로 감금돼 있었다.

또 가족들은 하마스가 자신들의 끔찍한 공격 사실이 담긴 영상을 강제로 시청하게 하는 등 어린이들에게도 가혹한 행위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저마다의 증언들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마스는 이 같은 인질 납치를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부모님이 모두 하마스의 기습으로 목숨을 잃고 인질로 끌려갔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의 4세 어린이 아비게일 이단의 이모는 아비게일이 다른 4명의 인질과 함께 하루에 빵 한 조각씩을 나눠 먹었고, 50일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동안 샤워나 목욕을 하지 못했다고 참상을 전했다.

이모의 증언에 따르면 어린이 5명이 인질로 한데 억류돼 있었으며 하루에 적어도 한번씩은 장소를 옮겨 다녔다고 한다.

아비게일은 억류 기간 동안 이처럼 제대로 씻지 못해 머리에 이가 심하게 생겨서, 귀환 후 머리카락을 다 잘라내야 했다고 이모는 전했다.

올해 79세인 누리트 쿠퍼는 전쟁 초기에 4명의 이스라엘인과 함께 가자지구 지하에 있는 터널에 억류됐다.

아들 로템 쿠퍼에 따르면 그들은 빛도 환기도 거의 없는 작은 방에 갇혀 있었다. 당시 누리트와 함께 억류돼 있던 이들은 모두 70~80대 노인들로, 대부분이 어둡고 캄캄한 모래 터널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러면서 함께 끌려간 남편 아미람 쿠퍼(84)는 남은 인질 중 가장 고령의 인물 중 한 명이라고 그는 호소했다.

 

쿠퍼와 함께 석방된 요체베드 리프시츠(85)도 지난달 석방됐지만, 그의 남편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있는 상황이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이들 중 부모나 형제자매가 여전히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이들의 경우엔, 하마스의 보복이 두려워 구체적인 증언을 주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가족과 친척들은 돌아온 인질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게 만들기 위해선, 너무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캐내거나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12세 소년 에이탄 야할로미의 이모는 조카가 하마스로부터 "공포를 겪었다"고 말했다. 

에이탄의 또 다른 이모인 에프랏 아브스커는 더 타임스에 소년이 "길고 긴 회복 기간과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에이탄의 아버지 오하드 야할로미는 가족을 지키려다 다리와 팔에 총을 맞았고, 현재 하마스에 여전히 납치 중이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야할로미의 구출을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인질의 삼촌인 아할 베소라이는 인터뷰에서 "(조카들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을 안다"고 말하며, 아이들은 "매우 힘들었다"는 말 외에 공개석상에 하마스 관련 이야기를 누설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번 주에 석방된 10대 남매인 노암과 알마 오르는 겨우 생존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으나, 부모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해야만 해서 안타깜을 자아내기도 헀다. 

10대 남매는 친척들과 재회한 기쁨도 잠시, 어머니가 살해당했고 아버지는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소식을 전해 들어야 했다. 

친척들은 남매가 인질 생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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