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키신저 사망으로 미중 데탕트 시대 마감"
- 23-12-01
미중 긴장 풀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사라져
‘죽의 장막’에 갇혀 있던 중국을 세계로 끌어내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사망하자 미중 데탕트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는 키신저가 사망함에 따라 그 같이 역량 있고, 미중간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중재자가 사라져 미중 데탕트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키신저는 지금부터 50년도 전인 1971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저우언라이 총리와 미중 데탕트에 합의하고, 중국을 세계 무대로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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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만찬을 하고 있는 키신저와 저우언라이 - 바이두 갈무리 |
그의 중국 방문은 1972년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과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후 양국은 1979년 정식으로 국교를 수교하고, 미중 데탕트 시대를 공식 개막했다.
수교 이후 미국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끌었고, 중국은 미국에 값싼 상품을 대량 공급해 미국은 저물가에 초장기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미중 데탕트는 미중 모두에게 윈윈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미중 관계가 중국이 너무 빨리 부상하자 트럼프 정부 때부터 미국이 이에 제동을 걸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대중 기술 수출 제재 등 대규모 제재를 감행함에 따라 미중관계는 파탄 일보직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키신저가 사망해 미중 가교 역할을 할 존재가 사라졌다. 이는 미중 모두에 큰 손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키신저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 중국 방문이었다. 숨지기 불과 4개월전인 7월 20일 그는 베이징을 방문, 시진핑 주석은 물론,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리상푸 당시 중국 국방부장(장관) 등 중국 최고위 관료들을 두루 만나 양국간 긴장 완화를 모색했다.
당시 미국은 미중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키신저를 특사로 파견했었다.
시 주석은 비슷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한 기후 특사 존 케리와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을 만나지 않았지만 키신저는 국빈 초대소인 댜오위타이에서 직접 만났다.
당시 시 주석은 그를 "라오펑요우"(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른 뒤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중국은 신뢰하는 외국 고위급 인사를 지칭할 때 ‘라오펑유우’라는 표현을 쓴다.
중국 권부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키신저가 사망함에 따라 미중 양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됐을 때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존재가 사라졌으며, 이에 따라 미중 데탕트 시대도 사실상 마감됐다고 SCMP는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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