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집값 버거워서" 독립 포기, 부모님 집으로…늘어나는 '리터루족'
- 23-11-30
청년 2명 중 1명꼴 부모와 동거…취업해도 경제 도움 받는 경우도
전문가 "본가행? 불가피한 선택…생애주기 이행 과정 늦어져"
"나가 살고 싶은데 집값이 '이게 맞아?' 싶더라고요."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박모씨(30·남)는 최근 부모님 잔소리에 돈은 없지만 '나가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대학생 때 수원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나와 자취를 했었다. 하지만 2021년 대학졸업 이후 거듭된 탈락에 금전적으로 부담이 커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캥거루족보다 한 단계 진화한 이른바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인 셈이다.
박씨는 "나이도 있는 편이라 나가 살아야겠다는 압박이 있어 서울 원룸 가격을 알아봤지만 전세가 1억5000만원이 넘는 걸 보고 포기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현실의 벽에 부딪혀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치솟는 물가와 취업난, 주거비 부담 등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실리'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눈치 보여도 본가 얹혀사는 게 합리적"
지난 27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19~34세 청년 비중은 2명 중 1명(55.3%)꼴이었다. 그중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은 53.6%, 학업을 마친 경우는 66.4%였다.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독립하지 않거나,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업 등을 이유로 부모와 같이 사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 셈이다.
본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며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청년 세대 중 부모와 동거하며 경제적 도움을 받는 비중은 41.8%로, 혼자 사는 청년(20.5%)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자칭 '자발적 리터루족'이라는 새내기 직장인 김모씨(24·여)는 대학 입학 후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한 후 취업과 동시에 부모님 댁이 있는 충청도로 들어갔다. 서울에 있는 회사도 합격했지만 김씨는 미련 없이 충청도행을 택했다.
"대학 시절 서울에서 자취하며 학비·월세·생활비 때문에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한 기억밖에 없어요. 결혼 전까진 직장에서 버는 월급 모으면서 계속 얹혀살며 부모님 도움받는 게 합리적인 것 같아요."
◇사회경제적 기반 약한 청년들…"그냥 독립 안 할래요"
문제는 비자발적 리터루족 역시 많아졌다는 것이다. 독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해결되지 않는 물가 상승과 각종 경제적 불확실성에 피로감을 느낀 청년들은 앞으로도 독립할 생각이 없어졌다고 한다.
'자취 포기'를 선언했다는 나모씨(27·여)는 "얼마 전 계약직 일자리를 구했지만 자리가 불안정한지라 부모님께 용돈을 조금이라도 달라고 했다"며 "눈치 보이긴 해도 부모님 지원을 받아야 조금이라도 돈을 모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씨도 "독립하는 순간 집값, 생활비까지 다 나갈 거라 생각하니까 혼자 살 엄두가 안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번듯한 직장 다니고 결혼해서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싶은데 손만 안 벌려도 효도하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청년의 생애주기 과정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직장으로, 이어 결혼과 육아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자립해야 하는데 그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은 대학을 막 졸업한 25~29세가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2015년 32.2%에서 2020년 35.0%로 청년 세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이 자립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주거비"라면서 "양질의 임대 주택 등 주거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캥거루족이 되는 건 개인의 가치관·성향보단 사회경제적 기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취업·주거·결혼·육아 등이 각각 다른 분야로 볼 게 아니라 다 같은 문제로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 바슬시 5월 아시아태평양의 달로 선포
- 광역시애틀한인회와 부천상공회의소 MOU
- 시애틀영사관, 시애틀국제영화제 특별후원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합창대회서 코가한국학교 ‘대상’(+영상,화보)
- 조기승 회장 모친상속 14대 서북미연합회 힘찬 출발(+화보)
- 104세 생일 맞은 오리건주 최장수 신명순 할머니 생일잔치 열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시애틀 뉴스
- 시애틀시 초등학교 4곳중 한곳은 문닫는다
- 워싱턴주 이젠 ‘미국 최고 좋은 주’아니다
- 보잉 737기 또?…세네갈서 여객기 활주로 이탈[영상]
- 시애틀시내 전기차 충전 이렇게 이용하면 된다
- UW 땅이 인디언과 관련돼 있다고 교수와 학교측 법정싸움
- 보잉 "또"..이스탄불서 767 앞바퀴 안내려와 동체착륙
- UW 시위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잉과 관계단절 안할 것”
-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영업부진? 답은 결국 매장에 있다"
- FAA "보잉 787드림라이너 기록 위조 등 조사중"
- 시애틀지역 집값 12% 올랐다
- 시애틀서 주택 리스팅 가장 좋은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 시애틀 이번 주말 처음으로 80도 돌파한다
- <속보> I-90서 탈출했던 얼룩말 1주일만에 발견됐다
뉴스포커스
- 틱톡서 유행하는 '김정은 새 찬양가' 영상 못 본다…국정원, 차단 계획
- 한전 1분기 영업이익 1.3조…연료비 하락에 3분기 연속 흑자
- 정부, 의대증원·배정 자료 49건 법원 제출…이르면 내주 선고 전망
- 尹 정부 3년차, 물가·민생 안정 최우선 28%…경제회복 17%
- '육아휴직 2년'에 승진도 쏜다…법령 뛰어넘는 재계 저출생 대응
- "44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생생"…5·18 민주묘지 추모객 발길 '북적'
- '부산지법 앞 흉기 살해' 50대 유튜버 구속…"도주 우려"
- 살인사건 피의자가 명문대 '의대생'이면 생기는 일
- "국민의 요구"…거리로 나선 野6당, '채상병 특검법' 尹대통령 압박
- 정부 "외국의사, 당장 투입 안해…'의대증원' 자료 충실히 제출"
- 매출차 고작 '145억'…편의점 투톱 GS25·CU 경쟁 더 치열해진다
- 전국 아파트 입주율 63.4%…미입주 사유, '세입자 미확보' 3개월째 ↑
- 尹 '채 특검' 거부권 시사에…민주 초선들 '천막농성' 나선다
- '역대급 하자' 오룡 힐스테이트 논란에…현대엔지니어링 "깊은 사과"
- 기재차관 "배추·양배추·김 할당관세 신규 적용…김 양식장 개발"
- 아파트 24층서 생후 11개월 조카 던진 고모…母 요리하는 사이 비극